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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아무것도 하기 싫다.

그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싶다.

차라리 손님이 없었으면...

무책임 하지만 정말 나의 마음이 이러하다.

심적인 고통이 없는 곳으로...

정말 그러한 곳이 있을까?

아무 생각없이 살 수 있는 곳.

욕심이라면 욕심이라도 내고 싶다.

모든 의욕이 없다.

기댈 곳도 없다.

가파른 절벽에 홀로 서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이라도 가고 싶다.

지쳤다.

정말 지쳤다.

그리고 미칠 것 같다.

이곳에 이렇게 끄적거리는 것도 이상하다.

아포섬에 갔다가 중간에 다른 베에 끌려 두마게티에 있다가 1주일 간

밋션 수리를 하고 어제 저녁 리조트로 복귀하는 길에 또 밋션에 문제가

발생하여 간신히 리조트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아니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갖은 고생을 하며 어렵게 부품을 조달하여 공급해 주었는데 똑같은 고장원인이 발생한다.

하나 사서 고치면 다른 것이 이상하다고 하고 또 부품을 사서 고치면 또 다른 곳이 이상하다고...

배를 새로 만들고 손님을 모신 횟수보다 고장나서 끌려 온 횟수 가 많을 듯.

그럴 때마다 시간과 돈을 들여 수리하는데...

그때그때마다 나의 애간장은 녹아버린다.

다이빙 나가서 배에 문제가 발생하면 나는 손님들께 큰 죄인이 된다.

새로 산 새엔진을 1년 조금 넘게 사용해 보고 지금은 이렇게 문제가 발생하는 엔진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수리에 들어 간 비용이 새엔진의 30프로 정도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무리해서라도 새엔진을 다시 사서 올리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었다.

많은 돈을 들여 새엔진을 샀기에 버리고 다시 새엔진을 산다는 것이 아까워 그렇게 할 수 없었고

그저 오버홀만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배는 배나름대로 엔진은 엔진 나름대로 많은 고생을 해서 만들었고 수리했기에 과감히 버릴 수가 없었다.

나의 잘못된 판단이 지금의 화를 자초하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정말 너무나도 화가 나 손님들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매니저를 불러 소리치고 마음에 아픈 말을 수없이 해 버렸다.

왜냐하면 엔진을 수리하는 사람이 매니저의 친오빠이기에.

나는 늘 매니저의 가족도 가족처럼 생각하고 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도와주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오빠는 필리핀 전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내가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 처해도 늘 모르는 사람처럼

일을 해 준다.

본인의 가족이 우리 리조트에서 일하면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더 신경써주고 서둘러 일을 처리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말이다.

동생이 일하고 와이프가 일하는 곳인데 어쩌면 저렇게까지 일을 할 수 있는지...

일을 왜 제대로 못했냐고 물으면 내가 늘 빨리빨리 일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분명 있는데도 서둘러서 하라고 했다고 변명을 댄다.

일을 벌려놓고 아프다 술을 많이 먹었다 감기다 하면서 수리를 하지 않기에 급한 마음에 다른 사람을 불러

수리를 했는데 지금은 고장난 원인을 그 사람이 수리를 잘못해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한다.

본인이 우리 엔진을 8개월동안 방치한 사람인데.

도저히 나의 상식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칠 것 같다.

매니저도 울고 와이프도 내앞에서 울었다.

동생이 나에게 잔소리를 듣고 꾸지람을 받으면 오빠로서 마음이 많이 아플텐데 그래서 보란 듯이 서둘러 완벽하게

수리를 할려고 할텐데 전혀 정반대이니...

나는 보란 듯이 매니저에게 소리를 친다.

오빠에게 더 충격을 주기 위한 것도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다.

오늘 화를 내며 너의 오빠는 동물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강아지보다도 못한 인간이라고 했다.

빨리 죽는 것이 너의 가족을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나도 안다.

과격한 말이었고 해서는 안 될 말이었으나 나는 뱉어 버렸다.

너무 화가 났다.

사실 그 오빠는 매니저가 어렸을 때 여동생이 하나인데도 어릴 때부터 오빠에게 많이 맞았고

그래서 산으로 도망을 다녔고 산에서 혼자 지낸 적도 있다고 이야기를 직접 매니저에게 들어서

나쁜 오빠라고 했고 또 가끔가다 마약도 하고 차수리를 하여 번 돈은 친구들을 만나 매일 술마시고 

부모집에는 한푼도 도와주질 않는 인간이다.

본인이 술마시고 동생들을 때리며 부순 유리창들을 5년이 넘은 지금까지 유리를 교환하지 않고 창문을 

사용한다.

종이를 발라 창문을 사용한다.

동생인 매니저가 돈을 들여 수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오빠이다.

오늘 아침에 와서 수리를 하겠다고 하여 오전 9시 30분에 전화해 보랬더니 지금 공구준비를 한다고.

거기서 여기까지 오는데 두 시간 이상은 소요되고 배시간도 잘 맞아야 한다.

그러면 리조트에 오면 오전에 오기 힘들 수도 있다.

나에게는 매시간이 귀중하고 아깝고 안타까운데.

조금이라도 성의를 보이려면 새벽부터 공구를 챙겨서 일찍 넘어오면 서로 좋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본인이 수리해서 문제가 다시 발생했고 이런 상황이 족히 열 번은 넘는 것 같다.

그러면 미안해서라도 말이다.

급한 것도 바쁜 것도 없다.

나만 바쁘다.

나만 애간장이 녹는다.

오늘부터 우리 배를 사용하려고 지금까지 꾹참고 잔소리를 하지 않고 기다렸는데.

어제 가신 손님도 우리 배를 보고 우리 배를 타고싶어서 오셨다고 했는데 그분들 투어 중에는 수리완료하여

올 것이라고 믿었는데 그분들 가시는 날 배가 왔고 다시 왔는데 똑같은 고장이 났으니...

우리 배를 사용하지 못하고 다른 작은 배를 사용했다고 투어비를 할인해 달라고 하여 할 수 없이 할인도 해 주었다.

죄인의 심정으로 말이다.

나는 죄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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