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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03. 20 금요일 (아주 맑음)

2020.03.20 19:22

건우지기 조회 수:325

매일 예약을 변경 내지는 취소해 드리는 곳이 하루 일과 중 한부분이 되었다.

변경하시는 분들보다는 취소하시는 분들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우리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사안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직원들이나 나나 모두 일에 미쳐버린 듯하다.

묵묵히 자기의 일을 찾아 하고 있다.

비록 무거운 분위기이지만 간혹 웃음을 지으며 일을 한다.

뭔가에 미쳐야만 잠시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을 피곤하게 만들고 잠자리에 든다.

피곤하다고 곧바로 잠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 누워도 새벽에 잠에서 깨어 일어나도 오늘 할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보트맨들은 방카보트 수리에 매달려 잠도 방카에서 잠을 잔다.

많이 미안하다.

음식을 챙겨준다고 해도 리조트에서 먹는 것보다는 못한데.

공사에 필요한 돌덩어리를 옮기는데 머뭇머뭇 하기에 가장 큰돌을 내가 먼저 옮기니

인부들도 다 따라서 큰돌부터 옮긴다.

엄지 손가락은 불에 데이고 돌을 깨느라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오른쪽 엄지발은 가시에 찔리고

돌을 깨다 헛손질하여 손가락은 찢어지고 시멘트가 튀어 눈에 들어가 왼쪽 눈이 아프다.

시멘트독에 손껍질이 벗겨진다.

감기는 아직 낫지 않아 잔기침이 계속 된다.

그야말로 몸이 완전 종합병동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일이 있으니 좋다.

조금이라도 공사 인건비를 아껴보려고 직접 일을 한다.

어제는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었다.

매니저가 이번 달부터 월급을 올려주려고 했던 직원들의 월급을 어떻게 하냐고 조심스럽게

믈어보기에 내가 약속을 한 것이니 올려주라고 했다.

손님도 없는 데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어떠냐고 재차 묻기에 힘들어도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고 했다.

다른 리조트들은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거의 보내고 당분간 퇴직하는 것으로 하여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으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려울 수록 같이 고생하는 것이 맞고 이럴 수록 도와주는 것이 밎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을 같이 나누는 동질감이 중요하다.

철저한 소속감도 이럴 때 일 수록 심어주고 변칙이 아닌 정도로 이겨내는 근성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 한국사람은 어려워도 배신하지 않는다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만큼 나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직원들을 향해 웃어 본다.

웃자.

그리고 미치도록 일을 하자.

그리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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