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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08. 19 수요일 (아주 맑음)

2020.08.19 06:52

건우지기 조회 수:144

바람이 어제 오후부터 오늘인 지금까지 심하게 분다.

열대성 저기압이나 태풍소식이 없는데.

오전 4시 15분쯤 잠에서 깨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밖으로 나가

외등과 보안등을 소등하고 묶여있던 강아지 목줄을 풀어주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직 어둠이 깔린 밖의 세상이 환해지길 기다린다.

어둠이 걷이면 바깥세상(?)으로 나가야지.

심한 바람소리에 역시 잠을 제대로 이우지 못했다.

이제는 이런 잠버릇이 습관이 된 듯하다.

내 몸이 이렇게 적응하는 것일까?

손님들이 주신 수면유도제나 수면제가 있기는 하나 먹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이것도 습관이 되면 좋지 않을 듯하다.

직원들은 아직 깊은 잠을 자는 가 보다.

조금 일찍일어나 걷기운동이라도 하라고 했는데 며칠하더니만 하질 않는다.

하기 싫으 것 억지로 시키는 것도 아닌 것 같아 그냥 흘러가는 말로 너희들 몸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라고 한 것이라는 말만 한 번 더 했다.

선택은 본인들의 몫.

나도 어제 하지 못한 걷기운동을 오늘 아침엔 해야 겠다.

40분에서 1시간 천천히 걷는다.

좀 빨리 걸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발목이 아파서...

나이를 먹으니 온갖 아픈데가 많아진다.

허리와 어깨 그리고 발목, 손목까지...

모든 관절이 아파온다.

제발 내 스스로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약해지는 걸까?

젊었을 때 내 몸을 혹사시킨 것이 지금에서야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겠지.

나에게 벌을 받는 것일까?

그렇다면 달게 받아야 한다.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나의 몸을 너무나도 소중히 생각하지 않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저 젊음을 믿고 내가 하고싶은 대로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해왔다.

잠을 자는 시간조차도 아까워 최대한 수면시간을 줄였다.

장시간 비행기를 이용해도 꼬박 어두운 창밖을 보며 잠을 자지 않았고 긴 버스여행을 해도

살아 있을 때 하나라도 내 눈에 더 담고싶어 잠을 자지 않고 밖을 보았다.

이런 식으로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레져스포츠에 도전을 했고 장비를 마련했고 끊임없이 실행했다.

산에도 미쳤었고, 하늘에도 미쳤었고 , 강에도 미쳤었고, 계곡에도 미쳤었고,  바위와 얼음에도

미쳤었고, 눈에도 미쳤었고 그리고 바다에서 미쳐서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

한 번은 사하라 사막에도 미쳤었다.

산에 미쳤을 때는 시간이 부족하여 평일에도 퇴근 후 바위를 하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가 비박을 하고 새벽에 내려 와 양복을 갈아입고 출근한 적도 많았다.

나는 늘 강해야 했기에 무조건 앞장을 섰다.

그로 인해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겨야만 했다.

하늘에서 하는 것들도 몇번 실수를 하여 크게 다쳐 병원에서 수술과 함께 장기간 입원도 해야했다.

팔이 부러져 기브스를 해도 다이빙과 등산을  했고 손이 많이 찢어졌는 데도 수술장갑과 긴 고무장갑을

이용하여 테이프로 감고 다이빙 한 적도 있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아주 험하게 살아왔다.

7년간의 군생활도 상상을 초월하는 혹독한(?) 생활이었다.

그 때 군선배들에게 구타당한 것만 해도 끔찍할 정도다.

훈련자체도 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것들 뿐이었다.

많이 다치는 경우도 그리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모든 군대가 그렇지만...

위험했던 순간들을 이야기하자면 한이 없다.

지금 다시 생각하니 아찔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내가 생존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하늘이 내 스스로 나의 죄를 씻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여 살려주었나 보다.

앞으로 남은 인생 좋은 일을 하나라도 하고 죽으라는...

마음 속에 새기며...

어느 덧 날이 밝았다.

걷기운동 시간이다.

나가자.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자.

시원한 바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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