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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여느 때와 같이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이쪽 지역은 비가 내릴 확률은 없으나 건너편 네그로스섬은 구름이 많이 끼며 흐린 곳도 보인다.
바다는 고요.
오후에 다이빙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도 공사는 계속되나 인부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일부 도와주고 있다.
수영장도 인부 혼자 땅을 파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어 작업이 완료될 듯.
오늘 오전 1시 경부터 조금 떨어져 있는 민가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날이 새는 아침까지 소란스러워 직원에게 물어보니 키우던 돼지를 잡았다는 것이다.
잠결에 돼지 우는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측은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가축으로 태어나.
며칠 전에는 인부가 퇴근무렵 갓태어난 새끼돼지 두 마리를 가지고 있기에 보니 한 마리는 건강하였으나 다른 한 마리는 숨을 헐떡이며 거의 죽어가기에 인공호흡을 해 보라고 했더니 인부가 더럽게 생각하는지 인공호흡을 꺼리기에 옆에 있던 우리 남자직원에게 인공호흡을 하라고 했더니 숨을 조금 내쉬는 것 같았으나 인부가 퇴근하며 집으로 가지고 갔는데 아마도 한 마리는 이미 하늘나라로 갔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미돼지의 젖꼭지가 총 14개라  2 마리는 젖을 물리지 못해 아는 인부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새끼돼지를 보면서 참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때어나는 것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데 돼지로 태어나 언젠가는...
어제 동사무소 동장을 면담하면서 우연히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동장이 자기가 키우는 돼지 한 마리가 있는데 크리스마스 때 자기 돼지를 사달라고 하기에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키우던 돼지를 팔거나 죽이게 되면 슬프지 않냐고 물으니 자기가 죽이는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는 답변이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이해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에게 될 수 있으면 집에 소, 돼지, 닭, 염소들을 키우지 말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주요 소득원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살생을 안하고 살아야 하는데.
오늘 아침 뉴스에 라면을 끓여 먹을려다 화재로 인하여 크게 다친 라면형제에게 많은 후원금이 모였다는 소식이 있었다.
아마도 동생은 며칠 전 안타깝게도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 별이 되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있었다.
지금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라면형제를 위하여 후원금이 많이 모인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한 진한 감동을 느낀다.
아직까지 우리의 국민성이 살아 있고 작동한다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이 동참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이래서 그런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맛이고 이유이리라.
거기에 동참하지 못한 내 자신이 하염없이 부끄럽다.
어려울 수록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살펴야 하는데.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려운 것일텐데.
오늘 하루 이렇게 반성하며 숙연히 보내려고 한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대한민국의 국민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이글을 마치려고 하는데 갑자기 돌풍이 불며 소나기가 쏟아진다.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네그로스에 있던 먹구름이 이곳까지 건너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건너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런데 거의 모든 꽃잎을 떨어트리는 돌풍이 비를 몰고 온 것이다.
파도도 거세어 졌다.
급히 스피드 보트를 옮기라고 직원에게 일렀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닐 듯하다.
예단은 하지 않겠다.
그나저나 직원틀이 오전 내내 작업한 에폭시 작업이 허당이 되었다.
다시 작업해야 한다.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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