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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11. 17 화요일 (아주 맑음)

2020.11.17 11:02

건우지기 조회 수:100

하루하루는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가지 않는 것 같은데 1주일 그리고 1개월은 돌아서 보면

후딱 지나가고 새로운 1주일, 한 달이 온다.

2020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2021년이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래 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길어야 4~5개월을 생각했는 데...

내년에도 확실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3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는 소식들이 더 암울하게 만든다.

백신개발의 소식이 간간히 들려오기는 하나 그 혜택을 보기까지는 또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하고

그 백신의 효과과 안전성 자체도 아직 확실히 증명이 된 것이 아니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조급한 마음이 시간의 흐름을 더 빠르게 인식을 한다.

2020년은 최악의 해이다.

2021년은 최악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진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웃어도 웃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감추기 위해 그저 웃는 것이겠지.

이 고통의 터널에서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라도 그러할 것.

인류를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나타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오늘도 여지없이 화창하기 그지없다.

거기에 바람까지 불어와 상쾌하다.

될 수 있으면 햇볕을 피하여 그늘로 다니지만 그래도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하다.

이렇게 화창한 날이 5일 정도 연속되니 이제는 어느 정도 습도가 사라져 몸도 마음도 개운하다.

방에서 바라다 보는 바다는 약간의 물결이 있는 정도이고 조금 후면 조류가 거세게 흘러 갈 것이다.

이곳의 바다는 거친 조류가 일품이다.

살아있는 바다 그 자체이다.

높은 산은 잔뜩 뭉게구름을 머리에 감고 있다.

꽤 무거울텐데.

산은 자체도 아름답지만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있는 모습도 아름답다.

자연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인간과 달리 자연은 못생기고 잘생기고 한 것이 없다.

그 모습 그대로가 아름다운 것.

길가에 아무렇게나 자라는 잡초에서 피는 꽃도 아름답지 않은 가?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고 삶의 의미를 배우기도 한다.

모든 생명은 소중한 것.

얼마 전 우리 리조트 보트맨이면서 다이브 가이드인 라피의 라이센스가 발급되었다.

라이센스가 발급되면 그 기념으로 통돼지 바베큐 한 마리를 잡겠다고 라피가 공언했는 데

라피가 매일 나에게 물어본다.

통돼지 바베큐 언제 주문할 것이냐고 미국에 사는 엄마가 돈을 보내주었더고.

나는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미루고만 있다.

오늘도 아침밥을 먹으며 매니저도 물어 본다.

통돼지 바베큐 말고 다른 것으로 하면 안 되냐고 내가 물어보니 직원들이 다 서운해 하는 눈치다.

워낙 이곳사람들은 통돼지 바베큐를 좋아하고 집에서 1년에 한 번 정도 통돼지 바베큐를 축제 때나

먹어 볼 수 있기에 내심 우리 직원들은 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오랜만에 먹고싶은 욕심은 있으나 선듯 주문을 하지 못하고 있다.

2주가 지났다.

어제 저녁까지도 멀쩡했던 돼지 한 마리가 나의 결정에 따라 오늘 아침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흔들린다.

그렇다고 앞으로 고기를 안 먹고 살 수도 없는 일인데 정말 미치겠다.

리조트에 손님들이 오셔서 우리 리조트에서 주문하는 통돼지 바베큐가 맛있다고 주문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예전에는 별생각없이 주문을 했고 어떤 때는 내가 손님에게 권해 드리고도 했는데

최근들어서는 손님들께 될 수 있으면 통돼지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지 않고 주문하실려고 하셔도

생각 다시 해보시라고 내심 내 스스로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동물들을 보면 그냥 안쓰럽고 불쌍한 마음이 든다.

우리 강아지들을 봐도 그냥 불쌍하다.

길에서 차여 치여 죽은 동물들이 있으면 바쁘지 않으면 차에서 내려 길가옆으로 치워주기도 한다.

이미 생명을 잃었지만 또 다른 차들로 인하여 두 번 세 번 죽게 하고싶은 마음이 없어서이다.

정말 운전을 하여 각별히 조심을 한다.

꼭 사전에 경고음을 울려 피하게 만든다.

경고음도 울리지 않고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동물들을 그대로 치고나가는 모습을 정말 많이 이곳에서 보았다.

우리 강아지들도 차여 치여 몇마리가 희생되기도 했다.

대문을 꼭 닫아 놓지 않으면 우리 직원들은 나에게 아주 큰 꾸지람을 듣는다.

화를 엄청낸다.

좌우지간 불쌍한 것은 불쌍한 것이다.

어제도 직원들에게 빵을 사주기 위해 가게를 가는데 자주 보이는 아주 삐쩍 마른 강아지가 보이길래

재빠르게 빵을 더 사서 강아지가 있던 장소로 가니 고맙게도 그 자리에 있어 차를 세우고 내려 빵을 주니

냄새만 맡고 먹질 않기에 몇번을 시도하다 강아지가 사는 집에 가서 밥그릇에 빵을 담아주고 왔다.

오면서 같은 값이면 후라이드치킨 한 조각을 사줄 걸하고 후회하면서 왔다.

저번에 세부에 다녀오면서 후리이드치킨을 일부 먹던 것과 새 것 한 조각을 싸와서 그 강아지에게 주려고

했는데 그 집에 그 강아지가 없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그냥 집앞에 놓고 온 적도 있다.

자꾸만 그 강아지가 눈에 밟힌다.

예전엔 가까이 있는 한국인 리조트에서 밥도 잘 얻어 먹었다고 하든데.

강아지 몸이 뼈만 앙상하다.

정말 더불어 잘 살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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