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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2. 11. 27 일요일 (아주 맑음)

2022.11.27 13:32

건우지기 조회 수:99

맑은 날이기는 하나 네그로스섬 바이스쪽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백파가 밀려온다.

그 여파가 이곳까지 있을 듯하다.

잊고 지내던 날짜를 오늘 확인하니 새삼 놀라게 된다.

벌써 11월 말이라니...

이곳은 사계절이 항상 더우니 계절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고 요일에 대한

그리고 날짜에 대한 감각이 사라진다.

그래서 가끔가다 날짜를 보게되면 놀라게 된다.

오늘도 그 날이다.

요즈음 오랜만에 이곳에 글을 쓰게 된다.

예전엔 거의 매일 이곳에 글을 써서 날짜를 알았는데 요즈음은...

많이 게을러졌나 보다.

굳이 핑계를 댄다면 그래도 예전엔 한국인 강사도 있었고 필리핀 남자직원들도

많아서 시간이 좀 있었지만 지금은 아침청소부터 공기통 충전까지 웬만한 것은

내가 하여야 하기에...

직원들이 구해지지 않는다.

여직원도 남자직원도.

특히 여직원은 저녁 때 심심하다고 일을 그만둔다.

그리고 시간날 때마다 야외청소하는 것이 힘이드는가 보다.

나는 청소하는 것 힘들지 않는데.

도리어 청소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본인의 일이니 해야 되지 않는가.

일은 해야하고 일을 하니 힘들고 그러니 그만두는 것.

그래서 내가 힘들다.

어쩌다 잠자는 시간을 놓치면 그냥 생각으로 밤을 지새운다.

뭔 고민이 그리도 많은 지...

온갖 고민은 다 짊어지고 사는 것 같다.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냥 내 일 내가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이왕 일하는 것 완벽하게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혼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능력을 배양하는 것.

그러나 이제는 때가 늦은 것을 몸소 느낀다.

힘에 부딪치는 것을.

늙었다는 것을.

늙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더 늙어간다는 것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젊었으면 좋으련만...

한숨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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