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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가운데 20명의 손님을 모시고 무사히 수밀론 다이빙을 마쳤다.

수밀론의 바다상태는 지극히 불량하다.

파도는 높고 시야는 10내외 거기에 불순물까지.

수온은 26~28도.

햇볕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통에 배위에 앉아 있으면 쌀쌀한 기운을 느꼈다.

블루월 포인트를 제외하고는 파도가 높아 많은 다이빙 배들이 블루월 사이트에 몰렸다.

20명의 손님을 두팀으로 분리하여 다이빙을 진행했는데 오픈워터 교육생이 있는 우리 팀은

총 12명이었고 교육생을 두 분을 포함하여 초보자들이 많아 다이빙이 힘들었다.

조류는 거의 없었으나 초보자들이 제일 실수를 많이 하는 부력조절에 실패하여 중간에

수면으로 떠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여 몇번을 잡으로 올라 갔는 지 모르겠다.

나의 컴퓨터는 계속 진동하고.

차분하게 다이빙을 진행하지 못할 정도였다.

시야도 좋지 못 해 아주 자주 인원파악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신경을 쓰며 열심히 했는데 필리핀 가이드처럼 작은 수중생물을 찾아 주지 않는다고

손님들께서 말씀하시면서 가이드는 역시 필리핀 사람이 해야 된다는 말씀도 하셨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

이 소리를 듣고 얼마나 속상하던지...

차분하게 작은 수중생물을 찾을 분위기가 아니고 먼저 사람을 찾아야 하는 분위기인데.

그래서 그런지 정말 오늘의 다이빙이 힘들었고 재미도 없었다.

달팽이를 보고 사진 두 장 정도 찍으면 일부 손님들은 벌써 앞에 가있으시다.

내일도 걱정된다.

어떻게 다이빙 가이드를 해 드려야 할 지.

손님들께서 만족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필리핀 가이드를 불러서 진행하라고 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일단 손님들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겠다.

다이빙이 편한 카시리스를 내일 다이브 사이트로 정하기는 했지만 부력조절이 힘든 분들이

계셔서 산호도 걱정이 된다.

정말 손님들께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마음을 한 번쯤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손님들을 돌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필리핀 가이드들만 덜렁 보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불안해서 리조트에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춥더라도 손님들께서 뭐라고 하셔도 바다로 나가는 것이 좋으리라.

우리들의 가이딩이 문제가 있다면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다음엔 다른 선택을 하시면

될 것이다.

그저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모시자.

손님과 우리들이 추구하는 다이빙이 같을 수는 없다.

우리의 책임과 의무인 손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

손님께서 알아 주시든 알아 주시지 않든 최선을 다하자.

그러면 안 되는데 오늘은 손님들과의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오늘이 첫날이지만 벌써 가시는 날을 생각하게 된다.

정말 힘든 하루이다.

부디 내일은 그러하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우리의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를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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