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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년 1월 1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시작을 나 스스로 거부했다.

새로운 의미나 시작은 기대치가 분명있다.

그러한 기대를 갖지 않기 위해 어제와 같은 하루로 생각하기로 했고 그래서

어제 2019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날에도 글을 쓰지 않았다.

오늘도 글을 쓰려고 하지 않았는데...

1월 1일인만큼 새로운 포부와 기대, 희망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 사실 부담스러웠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그러한 희망을 갖기에는 역부족이다.

제대로 앞가림도 못하면서 무슨 포부와 희망을 말하겠는가?

12월 25일 3 명의 여직원이 보너스와 월급을 받고 야간도주했고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여직원이 오늘 아침 사라졌다.

매니저와 모든 직원들이 바쁜 틈을 타서 사라진 것이다.

오늘 새벽부터아침까지 18 명의 단체손님이 도착하셨다.

오전 2시 30분에 일어나 먼저 도착하신 분들을 안내해 드리고 잠깐 방에 들어와

눈을 붙이고 일어나 빨래를 하고 있는데 2차로 도착하신 손님들을 안내해 드렸다.

아침에 매니저부터 한국말로 "정말 미치겠다"는 소리를 듣고 하루 종일 이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다이빙하는 내내 어떡하지란 말만 하다가 다이빙을 마쳤다.

정말 나도 미치겠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보트맨 라피도 내가 손님들을 모시고 다이빙 브리핑하는 동안 구석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자기도 너무 지치고 힘들고 혼자 일을 하는데 다른 보트맨들은 도와주지 않는다고...서러웠나 보다.

이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더 미어진다.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정말 오늘 하루만이라도 웃으면 안 되는 것인가?

아침에 매니저가 정성스러운 차례상을 차려주어 매니저와 함께 차례를 지냈다.

손님들의 아침상을 준비하면서 차례상까지 준비를 한 것이다.

너무나도 고맙고 미안하여 말을 잇지 못했다.

매니저는 나에게는 딸과 같은 존재이다.

손님들의 모든 음식을 혼자 요리하고 설겆이까지 하고 있다.

정말 얼굴을 들 수가 없다.

나의 잔소리를 다 들어주고...

매니저 아니 나의 딸 헤니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

정말 속상하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그리고 처절하게 나를 배신한 나의 여직원들.

부디 잘 살아라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새해 첫날부터 나에게 안겨준 선물(?).

잘 기억하리라.

나에게 안겨 준 서러움과 무시, 아픔을 꼭 기억하리라.

반드시 너희들의 나에게 준 선택이 큰 실수인 것을 알게 해 주리라.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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