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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12. 12 토요일 (아주 맑음)

2020.12.12 17:47

건우지기 조회 수:67

오전 7시부터 갑자기 전기가 나갔다.
아무런 통보도 없이.
오슬롭을 다녀오며 보았는데 새로운 전신주를 교체하느라 전기를 차단했나 보다.
한두 개의 전신주가 아니고 약 30km 거리에 있는 나무 전신주를 전부 시멘트 전신주로 교체하는 것이다.
단기간에 끝날 작업이 아니라서 아마도 매일 저녁에만 전기가 들어 올 듯하다.
전기가 없으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인터넷이 안 되니 정말 답답하다.
하루에 리조트 소식을 전할 때 인터넷을 사용하고 저녁 때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것이 고작인데 당장 인터넷이 안 되니...
인터넷에 중독은 아닌데 이미 길들어져 있나보다.
나뿐만은 아니겠지.
오늘도 참으로 맑은 날이다.
높은 산만 구름이 가득 쌓여있고 하늘은 파랐고 높다.
바다 또한 하늘이다.
신기하고 이상하리만치 올해의 바다가 조용한 편이다.
예전의 바다 모습이 아니다.
11월 중순부터는 거칠어 지는 시간이 많은 바다인데 벌써 12월 중순인데도 바다가 거칠었다는 기억이 없다.
올해 태풍도 필리핀에 많은 피해와 영향을 주었는데 이곳은 전혀 태풍피해도 없었고 바다도 잔잔한 편이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봉쇄조치된 이후 바다는 한결같이 온화한 모습이었다.
바다가 거칠어져서 나에게는 하나도 좋을 것이 없지만 올해 바다가 왜 이런지 신기하고 이상해서 궁금해 진다.
어찌되었든 바다와 하늘에게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오늘도 인부들이 무단결근을 해서 매니저와 함께 공사를 진행하는 엔지니어집을 갔는데 아침 일찍부터 집에 없었다.
전화도 받질 않는다.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번 주는 동네 피에스타라고 해서 2일 쉬고 3일 간 일했는데 인부는 고작 한두 명만 와서 일을 하다 퇴근시간도 안 됐는데 없어지기도 한다.
엔지니어가 서서히 공사에서 발을 빼려는 행동같다.
전에는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며 현장을 지휘하더니 2개월 가까이 얼굴보기도 힘들다.
공사에 관한 약속을 지키지도 않는다.
속으로 화를 참느라 홧병이 날 지경이다.
화를 내면 공사를 중단할까봐 염려되고 두려워서이다.
왜냐하면 이미 공사비를 전액 지불했기에 공사를 중단하게 되면 나는 나의 돈을 들여 다른 사람을 구해 다시 공사를 해야 하기에 나의 피해가 크다.
손해배상이나 재판해봤자 내가 승소하겠지만 소용이 없다.
그냥 날리는 돈이 되는 것이다.
조심한다고 해도 이런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다.
그저 좋은 사람 만나서 일을 하는 행운을 바랄 수밖에.
또 하나의 걱정이 자리한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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