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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지역에 따라 비가 오는 곳도 있으나 이곳은 약간 흐리고 대체로 맑은 날이다.

바다는 늦은 저녁에 만조가 되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파도가 칠 듯하다.

오늘 저녁 바다의 수위는 만조 시 1.9m가 된다.

지금도 어느 정도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모알보알쪽으로 가면서 파도의 높이는 더 높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에 직원들에게 선물할 것을 준비하러 모알보알 쇼핑몰에

오늘 오후 다녀왔다.

아무리 어려워도 필리핀 사람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명절인 크리스마스이기에

그냥 보낼 수는 없어 좋은 선물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준비를 해 보았다.

여직원들에게는 속옷과 반바지 그리고 남자직원들에게는 아주 튼튼한 샌달을 준비했다.

선물을 극구 거절하는 매니저에게는 수건을 사서 주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한푼이라도 아껴써야 하지만 나의 도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아주 비싼

선물은 부담이 될 수도 있어 서로 부담이 안 되는 수준에서 준비를 한 것인데 직원들이

좋아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날은 간소하게 음식들을 준비하여 직원들과 함께 리조트내에서

식사를 하려고 한다.

집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롭게 크리스마스를 보낼 직원들을 위한 자리이다.

물론 나역시도 같은 처지이다.

서로를 위로해 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그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노래를 하며 일을 하는 직원들이기에.

이번 달이 직원들에게는 보너스를 받는 달인데 고민이 깊어진다.

지급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9개월 간 수입이 없는 상태였고 직원들하고 생활하는

비용 그리고 수돗세, 전깃세 등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던 터라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앞으로도 언제 수입이 발생할 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게속 지출만 생기기에

이제는 여력이 충분치 않음을 느끼기에 내 스스로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이다.

나역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보너스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니 쉽게 결정을 내기가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 지 그리고 만약에 지금 어려워 보너스를 못주게 된다면 직원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도...

이해를 못해 주면?

나의 진심을 이야기하면 우리 직원들은 이해해 줄 것으로 조심스럽게 생각은 들지만

그 것은 단순히 나의 생각일뿐 우리 직원들의 속마음은 내가 알 수가 없다.

보너스를 지급하면 모든 것이 고민할 필요도 없이 깨끗하지만 앞을 생각하면 여력이

충분치 않기에 고민스러운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 길어지면 그 때는 직원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다.

그 때는 지금보다 더 여려워지는 것이다.

그 때를 대비하여 최대한 비용을 아끼고 아껴야 한다.

이제는 될 수 있으면 밖으로 나가는 일도 자제를 할 것이고 손님들을 위한 공사나

작업도 당분간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직원들을 그냥 리조트내에서 놀게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자제를 할 것이다.

비용을 줄이는 일환으로 어제부터 수영장 물을 빼고 있다.

3개의 수영장 중 보수공사로 인하여 2개의 수영장은 진즉 물을 뺐으나 1개의 수영장은

리조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계속 물관리를 해왔다.

약품처리와 모터펌프를 이용하여 매일 7시간씩 물을 정수했다.

그런데 인력과 유지비용이 게속 발생을 하니 언제 오실 지 모르는 손님들을 위하여

수영장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이 낭비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수영장 유지를 포기한 것이다.

퍼내는 물도 아까워 나무에 물을 주는 방식으로 수영장에서 물을 빼고 있는 것이다.

오늘 수돗세와 전깃세를 납부했다.

수돗세는 매달 비슷한 수준인데 이번 달 전깃세는 약 십만 원을 절약했다.

십만 원이면 크게 절약을 한 것이다.

매달 납부하는 전깃세도 지금의 상황에선 적은 돈이 아니다.

거의 모든 직원이 리조트에서 숙식을 하기에 발생하는 비용이다.

내 스스로 많이 절약을 하게 되는데 직원들에게는 나처럼 절약을 하라고 말하기가...

그냥 스스로 해 주기를 바랄뿐이다.

나중에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잘 생각하여 리조트를 지켜가야겠다.

마음을 다시 잡자.

나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

문화와 성격을 다 달라도 진심은 통하리라.

그만큼 나의 노력과 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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