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a040321299b3729d7f9359c13b9d6ed6.jpg
릴로안 일기

초긴장 상태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곳 릴로안의 모든 배들은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오늘도 배들을 뭍으로

올리고 네그로스섬 바이스라는 마을로 피항했는데...

지금 릴로안 바다엔 한국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배들만 바다 위에 떠있습니다.

저희 리조트의 큰 배인 아쿠아드림호는 바이스로 피항을 보냈고, 작은 배인

블루스타호는 뭍으로 올릴 여력, 시간, 인원이 없어서 그냥 바다에 정박하고 있습니다.

모든 걱정이 블루스타호에 가있고, 피항을 간 아쿠아드림호도 사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선장과 엔지니어, 보트맨을 보내고 비상식량도 보냈는데 음식을 같이 보내지 않아

맨밥을 먹게 생겼습니다.

라면도 조금 같이 보냈는데 태풍 때문에 여기저기를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보트맨도

저도 직원들도 음식을 주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지금 보내 줄 수도 없고...그 쪽으로 피항을 간 배들이 많으니 서로 나누어 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많이 미안하군요.

어쨌거나 고생할텐데...

초강력 태풍이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큰 나무들의 가지들도 다 자르고 온통 피난을

떠나는 분위기입니다.

바닷가에 인접한 집들은 아예 이삿짐을 싸 놓았더군요.

언제라도 피신을 할 수 있게끔.

오늘 밤과 내일 밤은 뜬 눈으로 거의 새어야 할 것입니다.

저녁 11시에 만조가 되기에 큰 걱정입니다.

아마도 큰 파도가 만조가 되면서 저희 리조트 정원을 덮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2년 전에도 큰 파도가 치면서 해안의 모래들이 정원에 쌓여 일주일간 모래를 치우고

잔디를 물로 닦아 낸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도...제발 해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강력히 가져 봅니다.

이번 태풍은 필리핀의 비사야 지역인 중부지방을 관통하는 것이기에 그 피해가

더욱 크리라 생각합니다.

보홀은 아직 지진의 상처가 아물지 못 햇는데 걱정입니다.

모든 마을이 오늘은 노래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여유가 넘쳐나는 필리핀 사람들도 오늘은 노래를 부를 기분이 없나 봅니다.

마치 전쟁을 앞둔 전쟁터 같습니다.

저마저도 결연한 생각이 드는군요.

일본인 리조트 방카보트들도 잔부 뭍으로 올렸습니다.

지금 바다엔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리조트의 배들 4척만 결전을 치룰 모양새입니다.

모든 것을 하늘에 맡겼습니다.

하늘이 도와주시면 방카보트들을 비롯하여 모든 것들의 피해가 적겠지요.

마을의 모든 큰 나무들이 총동원되어 배를 올리는데 써서 나무들이 동이 났습니다.

그래서 사실 배도 올리지 못 하고 실정이고요.

로프라는 로프도 동이 나서 판매하는 곳이 없습니다.

이제 운명은 하늘에 맡겼습니다.

자연과 부딪쳐 이길 수는 없겠지요.

지금 바다를 비롯하여 먹구름이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너무나도 조용하군요.

폭풍의 전야라서 그럴까요?

저녁도 일찍 먹었습니다.

오늘 오후엔 강력한 빗줄기가 세차례 대지를 적셨습니다.

지금은 아주 약한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투어를 준비하신 분들은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떠나야 하는 것인지...포기해야 하는 것인지...

저같아도 걱정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지...

저희들도 어떻게 정확한 답을 드릴 수가 없군요.

아직까지 이곳은 그 어느 태풍이 왔어도 다이빙을 못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것은 아직 모릅니다.

이번 태풍이 어떻게 다가 올 지...

저희 리조트도 내일 아침에 도착하시는 손님이 한 분 계신데...

어떻게 오실 지 걱정이 됩니다.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하셔서 오신다고 하셨는데.

원래는 오늘 도착하시는 손님들도 문의하셨는데 거의 저희 리조트로

오실 것으로 정하신 것 같은데 마음을 바꾸셔서 다음에 한 번 와 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저희 리조트 옆에 있는 리조트로 예약을 하셨더군요.

그리고 오늘 저희 리조트에 전화하셔서 오늘 출발하신다고...저희 리조트에 예약을

하지 않으셨는데...전화번호를 실수로 저희 리조트 번호를 누르신 것이지요.

리조트 선택은 손님들이 하시는 것이기에...불만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건데 저희 리조트의 가격이 비싼 모양입니다.

이곳 릴로안도 알게 모르게 가격경쟁을 하나 봅니다.

제가 제일 기피하는 것이 한국인 리조트 끼리 가격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리조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저렴하게 하더라도 손님을 받고 싶겠지요.

그리곤 견적을 저렴하게 주었다고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절대.

저도 이곳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며 어차피 다른 곳과 경쟁을 안 할 수 없지만

전 약속드린대로 가격경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단 손님을 받고 보자는 식으론 리조트를 운영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며 다른 곳보다도 직원들에게 월급도 많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익금으로 리조트에 투자하여 정말 손님들께서 멋지고 편한 다이빙을

진행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리조트도 정말 멋지고 좋은 곳이라는 소리를 꼭 듣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리조트는 아직 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습니다.

저희 리조트도 마찬가지이고요.

저희 리조트에 오시는 손님들이 전부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아닐 것입니다.

저희들을 믿으시고 저희들에게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저희들은 정성을 다하여 모시면 되고요.

드시는 음식부터 다이빙까지 최고로 해 드리고 싶은 욕심뿐입니다.

같은 다이빙을 하시더라도 좀 더 멋지고 그리고 감동을 안겨 드리고 싶습니다.

음식도 비록 뛰어나지는 못 하지만 정성을 다해 만들어 드리고 싶은 욕심뿐입니다.

저희 리조트의 손님을 최고로 모시고 싶은 욕심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익이 창출되어야 합니다.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출혈 가격경쟁은 지양합니다.

정성과 감동이 있는 서비스로서 당당하게 경쟁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 리조트의 문을 닫는 그 때까지 이 약속은 지켜 나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손님들께 바가지를 쒸우는 그런 비열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적당한 가격을 책정하여 상호 기분 좋은 만남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정말 저렴한 것을 원하신다면 과감하게 저희 리조트를 포기하셔도 됩니다.

정말 저렴한 음식을 원하신다면 저희 리조트를 포기하셔도 됩니다.

정말 그럭저럭한 다이빙을 원하신다면 저희 리조트를 과감하게 포기하세요.

저희 리조트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리조트는 정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리조트는 손님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희 리조트엔 꿈과 희망이 있는 곳입니다.

그렇게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의 꿈과 여러분의 꿈이 하나가 되는 날 여러분은 아주 소중하고 멋진

추억을 저희 리조트에서 듬뿍 담아 갈 것입니다.

자신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계시는 한 저희 리조트는 계속 진화할 것이며 이어나갈 것입니다.

그 때는 저희들의 리조트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리조트가 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그 꿈을 만들어 가는데 동참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아쿠아 드림"을 위해서 말이죠.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들의 호된 질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여러분의 질타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항상 회초리를 드시는 손님이 되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초강력 태풍을 맞이하면서 결연한 자세로 저의 마음을 다져 봅니다.

흔들리지 않는 리조트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힘을 보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도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그 동안 저희 리조트를 이용해 주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1 2018. 01. 18 목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01.18 236
920 2018. 01. 17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01.17 158
919 2018. 01. 16 화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01.16 141
918 2018. 01. 15 월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01.15 127
917 2018. 01. 14 일요일 (맑고 흐리고 조금 비) 건우지기 2018.01.15 125
916 2018. 01. 13 토요일 (맑고 소나기) 건우지기 2018.01.13 116
915 2018. 01. 12 금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01.12 100
914 2018. 01. 11 목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01.11 107
913 2018. 01. 10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01.10 110
912 2018. 01. 09 화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01.09 100
911 2018. 01. 08 월요일 (아주 맑음) [1] 건우지기 2018.01.08 135
910 2018. 01. 07 일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01.07 118
909 2018. 01. 06 토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01.06 106
908 2018. 01. 05 금요일 (흐리고 비 그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8.01.05 101
907 2018. 01. 04 목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01.04 97
906 2018. 01. 03 수요일 (맑음) [1] 건우지기 2018.01.03 127
905 2018. 01. 02 화요일 (흐리고 비 그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8.01.02 117
904 2018. 01. 01 월요일 (흐리고 조금 비) [2] 건우지기 2018.01.01 156
903 2017. 12. 31 일요일 (맑음 저녁에 조금 비) 건우지기 2017.12.31 110
902 2017. 12. 28 목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7.12.28 110

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74d943b0ed16fbbd6010b477caaa4d5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