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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9. 08. 25 일요일 (아주 맑음)

2019.08.25 21:24

건우지기 조회 수:131

어제 오후 여직원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여직원과 함께 오슬롭에

있는 조그마한 시립병원에 갔는데 숨을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여 숨을 쉬고 있었고

산소호흡기도 자동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하는 수동식이었다.

계속 사람이 쉬지 않고 손을 움직여야 했다.

환자는 고통스러운 지 계속 몸을 비틀고 있었고 호스를 키운 코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나오는 참담한 모습에서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간호사에게 의사 면담을 신청하여

지금 큰 병원으로 옮기면 살 수 있냐고 물었더니 확실치는 않으나 아무래도 치료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곳은 저 환자를 치료할 아무 방법이 없다고...

그냥 링거주사만 계속...저렇게 이 병원에서 10일 가까이 방치를 한 상태다.

왜 다른 큰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냐고 직원에게 물으니 엄마가 돈이 없어 병원에도

갈 수 없으니 그냥 이렇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받아 들이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말 답답해서... 병치료는 제 때에 해야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인데...

아무리 돈이 없어도 일단 치료를 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고 봐야 하는데.

의사에게 엠블런스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 내가 일단 도와줄테니 두마게티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저녁 9시 배로 넘어 갈 준비를 하고 돈도 일단 어느 정도 준비를 하여 항구에서 기다렸다가

엠블런스가 배에 승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직원에게 일단 돈을 주고 먼저 가서 응급실

입원수속을 하라고 당부하고 나는 내일 오전 일찍 병원으로 가겠다고 이야기 하고 보냈다.

아침 일찍 두마게티에 나갈려고 준비를 하는데 다른 여직원이 나에게 말하길 두마게티에

있는 큰 병원 두 개 중 한 곳은 치료할 기계가 없어서 조금 더 큰 병원으로 갔는데 치료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올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시 엠블런스로 세부 시내로 밤에 이동을 했다고

하고 지금 가 있는 병원은 그리 크지 않은 시립병원으로...

그런 병원은 가나마나인데...

결국은 오늘 오전에 환자가 숨을 거두었다고 하는 비보가 전해 졌다.

정말 답답하고 안타깝고 미칠 것 같은 심정이다.

잘하면 살릴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나에게 일찍만 이야기 했어도 처음부터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면...

이미 늦은 상태에서 내가 괜한 짓은 한 것이 아닌 지도 생각해 보았다.

너무 늦어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그냥 가족들 모두 앞에서 돌아가시는 것이

더 편하고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고인을 너무 내가 힘들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더 일찍 고인이 되신 것은 아닌 지...

가족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오후 늦게 여직원이 리조트에 와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하여

도와주겠다고 약속하고 내일부터 조문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라고 돈을 준비하여

여직원 집에 데려다 주고 왔다.

내일 음식 등 여러 가지를 사서 조문객들을 맞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다시 갈 예정이다.

앞으로 저들은 어떻게 살아 갈 지...

정말 필리핀은 돈없으면 그냥 집에서 고이 죽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이 너무 서글프다.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돈이 많은 사람들만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필리핀이다.

여직원이 고인이 가족 중 남동생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돈도 일 원 한푼 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고인의 집에도 와보지 않았고 병원에도...

이런 가족은 있으나 마나다.

도리어 이웃이 낫다.

아무튼 하루 종일 머리가 복잡하고 죄진 사람처럼 살았다.

도와주려다 도리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여직원을 비롯하여

가족들까지도 조금씩이라도 도와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리라.

그 것이 고인에 대한 조그마한 나의 도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 마음이 아프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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