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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06. 24 수요일 (아주 맑음)

2020.06.24 20:27

건우지기 조회 수:169

오랜만에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머리도 많이 길었고 특히 흰머리가...

그리고 얼굴부터 상체 피부색이 까맣다.

손님이 계셔서 매일 바다나가는 것도 아닌데 피부색이...

요즈음 직원들과 시간이 나는대로 다이빙을 한 번씩 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살이 타지는 않을텐데 이상하다.

물론 직원들과 밖에서 일을 같이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이렇게...

정말 거울보고 놀랐다.

늙어가면 이렇게 피부색이 변하는 것인가?

오늘도 하루 종일 밖에서 일을 했다.

방에는 밥을 먹고 양치질할 때만 잠시 들어 왔을 뿐이다.

지금 수영장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그걸 확인하느라 바쁘기는 하다.

그리고 놀 수가 없어 일을 만들어서 하느라 이 또한 바쁘다.

나의 성격을 고쳐야 하는 데 문제이다.

일을 할 때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일을 한다.

내일 해도 크게 문제가 없는 일도 될 수 있으면 늦게까지 일을 마치려고 한다.

물론 며칠씩 소요되는 일은 어쩔 수가 없는데 이틀 정도 소요되는 일은 하루에

마칠려고 몹시 서둘러 일을 한다.

지금처럼 손님이 계시지 않을 때만이라도 여유있게 일을 할 수도 있는 데 이놈의 성격이

안 좋아 급하게 서둘른다.

직원들이 보면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매일 일을 찾느라 왔다갔다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있는데...

오늘 일을 끝내지 못 하면 시원하지 않아 자꾸만 생각이 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오늘 시작한 일은 늦게라도 끝내려고 한다.

이렇게 성질이 급하면 오래 살지 못 할텐데...

항시 초조하고 불안하고 조급증에 시달린다.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겠지.

마음으로는 여유있게 살고 싶은데...

 

오늘 리조트에 자주 오시는 손님이 연락을 주셨다.

나의 건강을 염려하시면서 급한대로 약을 보내주시겠다고.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고 여쭈어 보셨다.

그래서 우체국 택배를 알아보시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내일 우체국에 가셔서 확인해 보시겠다고 하셨다.

약 2년 간을 한국에 가지 못 해 매일 복용하는 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이 한국에서

처방받지 못 해 약이 벌써 떨어졌는데 약 10개월 전에 손님이 많은 돈을 들여 약을 구해주셔서

지금까지 복용하고 있었다.

구해 주신 약이 이제 다 떨어진 것을  손님께서 아시고 오늘 다시 연락을 주신 것이다.

약을 보내주시겠다고...

지금까지 이분의 도움으로 연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혈압약을 복용하다 복용하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해 진다고 걱정도 해 주셨다.

나에게는 생명의 은인이시다.

이런 분을 손님으로 모신다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행운인 지...

천만 번을 감사드려도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하지 못 한다.

여기에 자주 오시면서도 고마움에 뭘 하나 해 드릴려고 해도 절대 사양하신다.

절대 나에게 폐를 끼치시지 않으려고 하신다.

난 이미 많은 폐를 끼쳐드렸는데...

투어비용도 한 푼도 할인을 안 받으시려고 하신다.

그래도 무척 어려운 분이신데도 오시면 반갑고 가까워지려고 농담도 간혹 하게 된다.

정말 고마우신 분.

감사드리도 감사드린다.

이번 사태가 끝나면 곧바로 오시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정말 오시면 맛있는 거 해 드려야지.

물론 한국에서 드시는 것보다는 못 하겠지만 정성스러운 식사를 만들어 드려야 겠다.

보이스톡으로 목소리를 들으니 더 반가웠다.

정말 그리운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는 날이다.

보고싶다.

만나고 싶다.

그립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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