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같이 오늘도 흐린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바다는 잔잔하군요.

날씨가 계속 이러니 마음도 무거워 지는군요.

어제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 4시부터 자리에 누워 정말 많은 생각을...

이곳에서의 생활을 계속할 지...아니면 그만 둘 지를...

갈수록 힘에 부치고 지치는 일이 생기는 군요.

속 상해서 어제 저녁도 그리고 오늘 아침도 먹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어깨의 짐이 무거워 주저 앉아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지금까지 두발로 잘 버티고 버티었는데...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리라 믿어 왔는데...

언제나 그 믿음이 통할 지...

거기까지의 과정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힘이 들게 하네요.

정말 정말 다른 문화의 높은 벽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또한 사고방식의 벽을 사무치게 실감합니다.

어제는 너무나도 서러워서 잠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몸이 아무리 힘든 것이라면 제 스스로 이겨내고 감당할 수 있는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게 합니다.

정신적인 힘든 과정이 계속되니 하루 하루가 불안하고 지칩니다.

차라리 몸이 힘들고 지치면 괜찮을텐데...

수없이 대화를 통하여 시도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그 때뿐이니...

좀 잊어 지려면 다시...

정말 외국에서 저처럼 이런 일을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 보시길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제가 정신적으로 나역해 져서 그럴 수도 있으나...

항상 정신적으로 강하다고 자부했던 저이기에.

이곳 사람들과 부딪치며 산다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이제는 그 부딪침을 두려워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진심을 갖고 진심으로 대하면 그 마음을

알아주리라 굳게 믿어 왔는데...

이 믿음을 이용하는 것인 지...아니면...

저만 그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들은 저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시로 상황에 따라 변심하고 배반한다는 것이지요.

왜 이들은 이럴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한국인 특유의 정을 숨긴 채 그들에게 베풀지 않고

삭막하게 대한다면 괜찮을까요?

그들이 더 좋아 할까요?

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사람이고 다만 살아 온 환경이 다르기에

문화만 다를 뿐이지 인간의 기본 심성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그들도 아파할 줄 알고, 기뻐할 줄 알고, 슬퍼할 줄 알고,

고마움을 알고, 은혜와 보답을 알진데...

왜 상처 받는 것은 저뿐인 지...

저만 아파하지 그들은 크게 아파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무책임합니다.

본인의 피해만 아니면 그들은 모든 것이 괜찮은 가 봅니다.

인간의 정이 없습니다.

정말 사람의 냄새를 맡고 싶습니다.

사람의 냄새를 맡고 살 수 없는 이곳이 과연 사람이 살 수 잇는 곳일까요?

그러나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는 것이...

역시 문화의 차이 때문에 한국인들은 다문화 가정을 만드는 것이

정서적으로도 힘들고 그래서 많이 반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곳에서 살고 있으며 그들과 계속 부딪치며

살아야 하기에 이해해 보려고 하는 것이지요.

다만 그 이해심이 한계에 부딪치기에 괴롭고 힘든 것입니다.

어떡해 해야 할 지...

저의 조그마한 꿈을 이루기 위해 희망을 갖고 살아 왔는데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게만 보아 왔는데...

현실의 높은 벽을 갈 수록 실감하게 되니 제가 지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막고 살 수는 없기에.

정이 그립습니다.

사람의 냄새가 그립습니다.

정과 사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러한 곳으로 무작정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