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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오늘도 파도와 싸웠다.

이제는 파도가 무섭다.

연일 높은 파도가 리조트 앞바다를 휩쓸고 있다.

그나마 아침 일찍 괜찮은 시간에 첫 다이빙을 리조트앞에서 진행하고

릴로안으로 넘어가 두 번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시야는 대략 15내외 수온은 26 ~ 28도.

오늘도 간간히 흐리고 가랑비가 내리기도 했다.

총 32명의 다이버를 두 대의 방카보트로 진행했다.

내일 오전에 19명의 손님이 퇴실하신다.

그러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직원들이 지친 듯하다.

시간을 할애하여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

그저께 월급을 지급했는데 그날밤 여직원 1명이 야간도주했다.

일을 그만두고 싶으면 정정당당하게 이야기를 하고 그만두면 될 것을...

어차피 일을 못 하는 친구라 여러 번 경고를 했고 기회가 있으면 해고하려고 했던

직원이다.

매일 남자친구를 잊지 못 해 수없이 밤마다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정말 어린 친구라 걱정이 되기는 한다.

집에도 가지 않은 모양인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마시고...

왜 인생들을 그렇게 살까?

열심히 살아도 죽을 때 후회스러울 것인데.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생각이 없다.

책임의식도 없고 그저 월급날이면 그 다음날 돈 받으로 오기 바쁘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못 하는 가정이 부지기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일을 잘 하든 못 하든 직원들이 안쓰럽고 불쌍한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들의 삶 자체가 너무나도 안타깝다.

인간적으로 가까워 지고 싶은데 역부족이다.

진실은 통한다고 하는데 그 진실이 통할 수 있는 한계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다.

중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어제도 리조트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리조트에 와서 전화를 했는데 오후 2시에

오기로 약속하고 오지 않아 전화를 다시 했는데 전화도 받고는 바로 끊어 버리는 행동을...

세상에 이런 매너가 어디 있는 가?

이곳은 약속이 필요가 없는 땅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늘 이곳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이 피곤하다.

그리고 답답하다.

 

아직까지 스피드 보트와 엔진을 수리하지 못 했다.

킹덤리조트에서 스피드 보트를 빌려 쓰고 있는데 너무나도 많은 신세를 지는 것 같다.

꼭 신세를 어떤 방식이든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부담스럽고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을텐데.

주위에 좋으신 분들이 계셔서 아직까지는 살만하다.

베푸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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