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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심적으로 오늘은 무척 힘든 날이다.

이상하리만치 어제 저녁부터 새벽까지 생각도 많았고 잠을 설쳤다.

자다가 무슨 꿈을 꾸었는지 생각도 잘나지 않았지만 꿈을 꾸다 깨어나

몇번을 시계를 보았는지 모른다.

새벽 3시 15분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나는 이미 그 시간에 잠에서 깨어 뒤척이고 있었고

곧바로 받아보니 아들놈이 막탄세부공항 이민국과 문제가 생겨서 입국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민국 직원이 여러 가지를 질문을 해서 성실히 답변을 했고 계속 같은 질문을 하여

좀 짜증을 낸 것 같은데 이민국 직원이 여권을 집어 던졌다고 하며 무례하고 태도가

불쾌하다고 곧바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등재까지 하여 필리핀 입국이 안 되고

다시 항공권을 사서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는 소식을...

이민국 직원이 기다렸다는 듯 일사천리로 일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청해 보았으나 이미 마닐라까지 통보가 된 상태라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태라고 하여 포기하고 한국으로 일단 오늘 다시 들어갔다.

앞으로 필리핀에 오기 위해서는 블랙리스트에 등재되어 있는 것을 삭제하는 과정를 거쳐야 하는데

비용과 서류, 시간 등이 필요하다.

약 칠백만 원을 주면 해결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있었으나 포기했다.

오늘 새벽에 도착하여 공항에만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들놈의 마음은 무척 힘들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번 일이 인생의 과정에서 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역시도 필리핀에서 아무런 힘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 불과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들놈이 처한 처지를 아버지로서 해결해 줄 수 없는 무능(?)을 스스로 탓해 보지만

오직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일기이게...

하루 종일 심란하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늘 저녁부터 손님들의 입실이 이루어지고 모레부터는 객실의 여유가 없다.

서른 다섯 분을 모시게 된다.

그래서 오늘 두마게티 장을 보러 나갔는데 늦게 나갔고 서둘러 리조트로 복귀했다.

오후 4시가 되어 아들놈은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속상해서 저녁도 먹지 않으려고 했으나 매니저가 떡국을 끓였다고 먹으라고 하여 할 수 없이

저녁식사를 마쳤다.

술의 힘을 빌어 속상함을 달래보려고 했으나 늦게 손님의 입실도 있고 직원들에게 술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하여 방으로 들어 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이제부터 다시 나혼자 리조트를 운영해야 한다.

언제까지 일지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시일이 걸릴 듯하다.

아들놈의 복귀는 언제일지 확실치 않다.

다시 힘을 내야 할 시기다.

처음 리조트를 시작할 때처럼 마음을 다시 다져야 한다.

나의 체력이 따라줄지 모르겠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

오늘은 힘들고 속상하고 슬픈 날이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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