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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1. 10. 30 토요일 (흐리고 비)

2021.10.30 21:59

건우지기 조회 수:128

참으로 지리한 비가 하루 종일 괴롭힌다.

비가 올려면 하루 종일 내리던가 아니면 왕창 쏟아지고 그치던가...

하루에 열 차례가 넘을 정도로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비가 내릴 때는 아주 강하게 내린다.

이제는 그만 오겠지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려면 또 내린다.

그래서 아예 비를 맞을 각오로 일을 했다.

오늘은 오전에 비가 오지 않을 때 잠깐 칠작업을 했고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나무 가지치기를 했다.

나무들이 너무 무성하게 자라 조금 지저분하고 시야도 막아 큰 마음 먹고 과감하게 잘랐다.

나무를 아주 아끼는 나로서는 꽃이 만발한 가지를 자를 때는 많은 고민을 하는데

오늘은 마음이 약해질까봐 꽃을 안 보고 그냥 잘라버렸다.

자르고 나니 시원한 기분은 든다.

정말 요즈음은 큰 나무들을 많이 잘랐고 제거했다.

그래서 꽃잎과 나뭇잎들이 예전보다는 적게 떨어져 청소시간이 줄어들었다.

내일은 할로윈이 시작되는 날이고 필리핀은 1주일 간 할로윈을 즐긴다.

그래서 인부들도 작업을 하지 않는다.

내일은 여직원들에게 휴무를 주고 남자직원들은 오늘 휴무를 주었다.

그래서 내일도 배를 움직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비를 흠뻑 맞으며 일을 하는데 힘은 들었지만 힘이 나기도 했다.

더위에 지치지는 않았지만 비와 땀이 뒤섞여 온몸을 적셨다.

일을 마치고 찬물로 샤워를 하는데 좋은 기분을 느꼈다.

오늘은 제법 파도가 높았고 가끔가다 강한 바람도 함께 했다.

리조트 앞바다는 떠내려오는 생활쓰레기들로 덮여버렸다.

지역에 따라 비도 많이 오니 육지에 있던 쓰레기들이 바다로 유입되어 조류를 타고

흘러오는 것인데 우리 리조트 앞바다가 조류가 강하며 물이 회오리치며 도는 곳이라

자연히 쓰레기들이 몰리는 것인데 지금은 손님이 계시지 않으니 치우질 않고 있다.

사실 쓰레기들이 너무 많이 밀려와 치울 엄두도 여력도 없다.

쓰레기들을 쌓아 놓을 장소가 없어 물이 빠졌을 때 리조트 해안에서 태워 없애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바닷물에 젖고 빗물에 젖어서 태울 수도 없다.

우리 리조트 앞만 치우면 다시 만조 때 옆에 있는 해안가에서 다시 다른 쓰레기들이 몰려와

리조트앞에 쌓이게 된다.

이 쓰레기들을 치우는 작업이 아주 힘든 작업이다.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들이다.

무거워서 치울 수도 없는 쓰레기들도 많다.

보기는 흉하지만 그냥 방치 수준이다.

수위가 높아지는 만조 때가 되면 이 쓰레기들이 다시 바다로 밀려나가 어디론가 사라진다.

다른 지역으로 떠내려가 어디엔가 쌓이는 것이겠지.

전혀 쓰레기들을 치우지 않는 이곳 사람들이라 필리핀의 바다는 갈 수록 오염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필리핀의 바다 투명도가 10년 전 같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필리핀의 바다는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인구도 많이 늘어나고 그로인해 생활 쓰레기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히 바다가 오염되는 것이다.

먹고살기에 집중하니 아직 자연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 하는 필리핀이다.

아직도 아기들 기저귀가 바다에 무조건 버려지고 있다.

모아서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비닐봉지에 모아서 한꺼번에 바다로 버린다.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는 환경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필리핀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바다와 늘 함께 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경각심을 갖는다.

나 혼자만이라도 치워야 하는데...

내일은 리조트앞을 어느 정도 치워야겠다.

직원들이 쉬는 날이라 혼자라도.

오늘같은 비는 제발 오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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