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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후기

[포인트소회] 오아시스 포인트에 대한 단상

2013.09.26 02:56

민경호 조회 수:3369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추석 연휴 신동헌 강사팀(온더코너)에 속하여 건우에 머무르다 온

 

패디 다이브 마스터 민경호 입니다. 온더코너 팀의 부매니져를 맡고 있습니다.

 

너무나 잘해주셔서 그저 고마운 마음만 가득 안고 돌아왔습니다.

 

전 일정에 대한 후기를 남길 재주는 없기에, 단지 오아시스 포인트에 대한 감상을 남겨봅니다.

 

사장님께서 명명하신 포인트에서 함께 다이빙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하에서는 편의상 말을 짧게 하겠습니다.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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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포인트는 47세 때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였던 건우리조트 박사장님께서 명명하신 곳이다.

 

오아시스 포인트의 명명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일단 포인트가 항시 파고가 상당하고 조류가 매우 거칠기에 타 리조트에서는 가지 않는 곳이다.

 

따라서 단순 '호칭'이 아닌 '명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포인트 이름이 오아시스인 이유는 그 독특한 지형과 다이빙 진행의 험난함,

 

그리고 출수 직전 급작스런 감동을 주는 숨겨진 반전 스토리 때문이다.

 

 

 

입수 직후에는 드넓은 공원과도 같은 평탄한 벌판이 나타난다.

 

수심은 약 12미터. 온더코너 현수막을 들고 단체사진을 찍기도 한 곳이다.

 

일행들이 바닥에 전부 모이고 나면 OK사인과 더불어 오른쪽에 샌드슬로프를 두고 진행을 시작한다.

 

 

 

직벽을 끼고 하는 다이빙이 아니므로 과연 월다이빙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완만한 샌드슬로프 도처에는 산호가 즐비하고 진귀한 해양생물들이 예고 없이 나타난다.

 

블랙팁샤크는 잠시 그 아름다운 각선미를 보여주고는 이내 수줍게 자취를 감춘다.

 

다양한 크기의 복어들은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버블을 내뿜는 포유류들이 신기한지 연신 눈길을 돌린다.

 

캔들라이트 디너의 단골메뉴인 랍스터도 있다. 급하게 거소를 옮기는 모습이 미안할 정도이다.

 

가든일은 밭을 이루고 있다. 구부정한 모습이 바람부는 갈대숲 같기도 하다.

 

 

 

한 호흡을 내뱉는 그 순간에도 여기저기서 일행들의 신호가 교차한다.

 

그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고,

 

우리 친구들이 더욱 많은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후자의 의미 때문에 수온이 더욱 따듯하게 느껴진다.

 

 

 

 

진심은 마치 바람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는 있다.

 

우리는 보다 많은 추억의 공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기에 아름답다.

 

 

 

 

한참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완만한 샌드슬로프가 오른쪽 윗방향으로 올라간다.

 

방향을 틀고 올라가는 모양새가 방문객에게 경고를 하는 듯 하다.

 

산호는 사라지고 오르막 모래언덕만이 윗쪽으로 펼쳐져 있다.

 

시야도 보다 넓어지고 햇살도 강하게 비치지만

 

그저 모래 벌판만이 윗쪽으로 드넓게 펼쳐지고

 

조류는 위에서부터 우리를 향해 점점 강해진다. 역조류다.

 

 

 

 

이곳은 사막이다.

 

뜨겁지 않지만 햇살이 바닥 깊숙히 내리꼽고

 

모래가 눈코에 들어오지 않지만 몸을 뒤흔드는 바람은 호흡이 길고 거세다.

 

낙타는 없지만 BCD와 FIN에 일행들이 일렬로 타고 있다.

 

이곳은 사막이다.

 

 

 

 

범인(凡人)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사막의 거친 바람은

 

이내 각자의 가슴에 경외심을 들여 놓는다.

 

몸을 더욱 겸손하게 낮추고 예를 갖추다보면 어느새 촛불 앞 참선을 하는듯 하다.

 

버블소리도 사라진다. 깊은 마음속 합장을 한다.

 

 

 

 

갑자기 종소리가 들려온다.

 

사막을 횡단했던 사장님의 종소리가 밝고 넓게 퍼져나간다.

 

오아시스를 발견한 희열이 담긴 종소리다.

 

일행들의 버블소리가 크고 높게 교차한다.

 

축제의 서막이다.

 

 

 

JACKFISH SCHOOLING.

 

수밀론 섬의 수호신은 몸을 낮추고 예를 갖춘채 묵묵히 기다린 방문자에게

 

화답의 사자를 보낸 것일까.

 

그들은 끝이 보이지 않았던 모래벌판의 오아시스이자,

 

일상이라는 사막을 지친채 횡단하던 우리가 결국 도달한 오아시스이다.

 

 

 

그 오아시스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잭피쉬 군무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거대한 광경이 면서도

 

선율에 맞게 움직이는 듯한 그 아름다운 춤들은

 

흡사 그리스 신화속 네레이데스의 노래를 떠올리게 한다.

 

 

 

 

고난 끝에 나타나준 까닭일까.

 

방문객의 갈증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쉽게 떠나지 않고 한참을 머무른다.

 

 

 

 

이계(異界)의 객(客)으로서 미처 사막의 예법을 습득하지 못한 탓에,

 

그들의 밑에서 다소 급하게 허락없이 자리를 잡고

 

호흡을 길게 내뱉는 따위의 무례를 범하여도

 

너그러이 이해하며 오히려 목 축일 물을 건네는 여유를 보여준다.

 

수밀론 섬의 가호를 받는 그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네레이데스는 바다에서 갈 곳을 잃은 사공들을 인도해준다.

 

무감압한계시간과 공기잔압을 걱정해주기라도 하듯,

 

그들은 이내 자리를 뜨며 상승 수신호를 보내준다.

 

우리도 차분히 신호를 교환하며 사막의 출구에 아쉬운 자리를 잡는다.

 

 

 

 

수면 위는 여전히 파도가 높게 일렁이고 구름은 낮고 두껍게 앉아있다.

 

 

 

하지만 축제의 여운은 보트 위에서 부터 숙소까지,

 

그리고 일상인 이곳까지 길게 남아있다.

 

 

 

 

 

 

 

 

 

 

목이 마르다.

 

오아시스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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