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1 12:34
어제 알려주신 성당에 잠시 들른 뒤,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마음에 드는 좌석을 골라 탈 수 있었습니다.
집 근처 도착하니 밤 12시. 예보를 보니 영상의 기온인데, 바람은 살 속이 시리더군요.
그리고 고맙게도 단풍들이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은행잎들이 하얘 보일정도로 탈색된 채로도 저를 기다리듯이 나무에 꼭 붙어있어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왔습니다.
늦은밤 호두파이 하나 입에 물고 추위에 종종떨며 눈을 헤 벌리고 걷는 샌들신은 녀석을 사람들은 조금 이상히 보았을겁니다.
자고 일어나니 다리가 너무 아파 엄살이 도지지만 지친느낌이 전혀 없이 오늘 업무복귀는 맑을 듯 합니다.
말씀대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 큰 건,
수밀론 두번째 다이빙, 조수를 거슬러 절벽따라가며
인간이, 아니 내가 너무너무 작은 거라는 걸 저리게 느꼈어요.
푸른 심연을 향해 입을 벌리고 가쁜 숨을 쉬었지요.
두번 째는 제가 욕심이 없는 사람인 줄로 알고 있었습니다.
수밀론 첫 다이빙에서 푸른 보라빛의 생명떼에 꽂혔습니다. 1cm 남짓의 작은 녀석들에 홀려
서툰 물장구로 다가가려 했지만, 뒤 어디쯤에 계실 선생님을
쫓아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 속에 애착을 끊어야 했어요. (애착 씩이나?)
작년, 오래동안 바라봐줄 것으로 기대한 친구와 단절됬을 때 공황감을 맛봤습니다.
작은 깨달음으로 그것은 떨쳤지만, 바탕에 내 애착과 욕심이 있다는 것을
모든 것의 원인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일견 어디에도 걸림이 없이 사는 듯 하지만, 센 애착을 숨기고 있다는 걸 보다 명확히 느꼈습니다.
세번째, 그러니까 저는 정신적으로, 정서, 감정적으로, 물질적으로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을 삶의 방향으로 삼고있습니다.
그런데 다이빙은, 더구나 오픈워터 첫 다이빙은 그게 그렇지 않더군요.
보팅 후에 어리불쑥 입수하고 쑥 들어가다 귀에 고통이 왔을 때 버둥대는 저를 성선생님이 잡아주었습니다.
이후 선생님이 어둡고 무서운 곳으로 저를 부를 때 눈 질끈 감고 따라가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스쿠버다이빙이란게 기본적으로다가 장비에
의존하는데,
그러되 장비로부터 심리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중도,
그리고 선생님(버디)에 의지하나 심리적으로 독립적인 중도를 추구하는 배움이라는 걸 이후 조금씩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번째, 내가 무서움을 타는 사람이라는것.
전부터, 스스로도 내가 소심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해코지 안하며 살게하는 점도 있지요.
하지만, 어릴적 얼음저수지에 빠졌을 때도, 12월말 한밤중 지리산 꼭대기에서 길을 잃었을 때도, 미국에서 권총강도를 만났을 때도
6살 저수지적 외에는 태평했고, 모두 무서움은 못느꼈는데,
마지막 망망대해(?) 보팅에서 다리가 저리며 선생님을 놓쳤을 때,
저도모르게 활칵 겁이나 과호흡을 했죠. ㅋㅋ
그 외에도 시시콜콜하게 제가 우는 소리했을 때 단호하게 대해주신 성선생님께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푸른 보라 예쁜이들을 봤을 때도 지금 생각하면 침착하게 대기수신호로 양해를 구하고 봤어도 됐겠지만,
전체적으로 애가 침착하지 못했던 점도 있군요.
마지막으로, 차카게 살자.
마지막 다이빙 전에 여기 오기 전 불친절하게 대했던 한 사람이 생각나더군요.
가까운 사람은 아니지만 잘못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으로 용서를 비느라 애먹느니 앞으로 더 착하게 잘하죠 .
기타, 오슬롭 고래상어 보려구 릴로안에 왔지만,
바다와 그 생명들에 존경을 득한 후
구경거릴 포기한 거라든지,
요 체험이 소화될 수록 그 밖에도 고마운 점, 교훈 등이 새록새록 나타날 거 같아요
행복,행복,행복 이 체험을 인도하고 함께해주신 박선생님, 성선생님, 대장님 등, 모두 다음에 뵐 때까지 강령하시자구요.
저는 작아지는 느낌을 계속 찾기 위해서라도 스쿠버는 계속할 겁니다.
아직 부족한 걸 알기에 한두번은 얕은데서 물장구치고 놀아보고
라이센스 배울때는 건우에서 제대로 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PS. 눈 빌려주신 박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안전하고 즐겁게 교육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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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도착하셔서 다행입니다.
계시는 동안 많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 했지만 아주 착하신 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픈워터과정 교육을 받으시면서 나름대로 고충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물에 대한 두려움은 모든 사람이 물을 접할 때 다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육상에서 살 수 있게끔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은 어찌보면 아주 어려운 것일 수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그 적응이 빠르고 늦을 수도 있지요.
이번에 잘 하지 못 하셨다고 실망하시지 마시고 처음 도전할 때의 마음을 꼭 간직하시고
다시 교육을 받으러 오세요.
교육은 본인 스스로 능동적으로 임할 때 교육의 질도 높아지고 향상됩니다.
누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마음을 다지십시요.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고 살기를 각오하면 더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교육은 교육다워야 합니다.
우리들은 사나이이잖아요.
곧 뵙기를 희망합니다.
처절한 교육을 위하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