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a040321299b3729d7f9359c13b9d6ed6.jpg
릴로안 일기

어제도 오늘도 비가 내린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된다.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고 언제그랬냐는 듯 햇볕이 쏟아지다가

또 갑자기 흐려지며 비가 내리는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

이번 달은 수영장 물을 보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비가 자주 온 것이다.

나무에 물도 많이 주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좋은데 습도가 좀 있다보니 모기도 많아지고 후덥지근한 것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다.

덩달아 바다도 오전엔 잠잠 오후엔 성난 파도가 일렁인다.

겨울의 바다가 시작된 듯.

 

오늘 새벽에 일어나 세부 시내를 다녀왔다.

은퇴청을 방문하여 은퇴비자 갱신을 하고 온 것이다.

2년에 한 번씩 한다.

오랜만에 세부로 가는 길은 설레임보다는 다시는 가지 싫을 정도로 복잡했다.

정말 필리핀에 오토바이 그리고 차량이 많이 늘어난 것을 실감하고 온 하루다.

교통체증이 어마어마하다.

늘 이런 시골에서 살다보니 도시에서 겪는 어려움을 모르고 있었는데 하루하루가

틀리게 필리핀이 변화하고 있다.

한정된 도로를 이용하여야 하는 교통체증의 스트레스.

아까운 시간을 길에서 다버려야 하는...

실질적으로 은퇴청에서 일을 본 시간은 15분 남짓.

이 15분을 위하여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운전만 왕복 10시간 30분 정도.

이 중 3시간은 시내를 빠져나오는데 소비했다.

세부도 이제는 큰 건물이 많이 들어섰고 지금도 공사 중인 곳이 많다.

이 곳의 시골마을도 집집마다 집을 새로 짓느라 공사자재들이 부족하고 값도 많이 오른다.

조금씩 먹고 살만 해지는 것일까?

겉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모르겠다.

저축을 모르는 이 곳 서민들의 씀씀이가 커져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거기에다 크리스마스 시즌,  년말년시가 다가오니 돈을 쓸 곳이 많은 것이다.

오후 4시쯤 리조트에 복귀하여 먼저 공사현장을 점검하니 2일간 일했던 곳을 다부수고

있었다.

새로 해야 한다고.

벽돌과 시멘트를 부셔야 한다는 소리에 화가나서 큰소리를 치고 말았다.

그리고 공사관리를 하는 친구를 전화로 불러 리조트에 오라고 하여 역시 큰소리를 쳤다.

재시공을 해야 하는 부분에서 나만 화를 내고 있는 모습에서 또한 화가 치밀었다.

인부들은 너무나도 태연하다.

다시 부수고 다시 하면 된다는 표정이다.

2일간 쓴 나의 돈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재와 임금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시간을 허비.

손님들이 많이 오시기전에 끝내야 하는 공사인데.

속이 혼자만 탄다.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은 태연하고 태평스러운데 나만 혼자 절쩔매고 소란을 피우는 꼴이다.

지금도 미치도록 화가 난다.

2일간 공사를 한 인부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새로와서 일을 시작한 인부인데 2일 일하고 나오지 않는 것이다.

잘 못 된 것을 알았을까?

모르겠다.

화가나서 저녁도 먹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 왔다.

혼자 또 속앓이를 하고 버텨내야 한다.

내일 다시 시작해야 한다.

2일간 어떻게든 빨리 끝내보려고 벽돌을 나르고 모래를 나르고 나무를 날랐는데

모든 것이 허사가 되어 다시 시작을 해야 하지만 멈출 수는 없는 것.

하자.

해 보자.

의욕이 나지 않지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62 2018. 12, 19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2.19 104
1061 2018. 12, 13 목요일 (조금 흐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8.12.13 126
1060 2018. 12. 13 목요일 (흐림) 건우지기 2018.12.13 98
1059 2018. 12. 10 월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2.10 133
1058 2018. 12. 09 일요일 (비 그리고 맑음) 건우지기 2018.12.09 92
1057 2018. 12. 04 화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2.04 129
» 2018. 12. 03 월요일 (맑고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2.03 89
1055 2018. 11. 30 금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1.30 132
1054 2018. 11. 25 일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1.25 144
1053 2018. 11. 20 화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1.20 138
1052 2018. 11. 18 일요일 (맑고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1.18 166
1051 2018. 11. 16 금요일 (아주 맑음 그리고 아주 조금 비) 건우지기 2018.11.16 120
1050 2018. 11. 15 목요일 (맑고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1.15 125
1049 2018. 11. 11 일요일 (흐리고 조금 비) [1] 건우지기 2018.11.11 165
1048 2018. 11. 08 목요일 (흐리고 비 맑음) [1] 건우지기 2018.11.08 144
1047 2018. 11. 07 수요일 (맑음) 건우지기 2018.11.07 114
1046 2018. 11. 06 화요일 (맑고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1.06 95
1045 2018. 11. 05 월요일 (흐리고 비) 건우지기 2018.11.05 85
1044 2018. 11. 04 일요일 (맑고 흐리고 소나기) 건우지기 2018.11.04 103
1043 2018. 11. 03 토요일 (아주 맑음) 건우지기 2018.11.03 98

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74d943b0ed16fbbd6010b477caaa4d5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