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7 일요일 (아주 맑음)
2021.10.18 20:47
오늘도 무더위는 계속되었다.
요즈음은 물만치 맛있는 것이 없을 정도다.
일을 하다가도 물을 뒤집어 쓰고 일을 하게된다.
잠시라도 더위를 잊고 땀을 씻어내기 위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길가에 있던 트럭 운전사에게 물어보았다.
여기서는 붐트럭이라고 부르는데 맞는 지는 확실치 않으나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특수트럭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해안에 있는 우리 방카보트를 들어서 바다쪽으로 옮길 수 있냐고 물어보니 할 수 있다고 하여 희망을 가지고 오늘 아침 시도해 보았다.
3톤의 중량을 들어 옮길 수 있는 트럭인데 운전기사가 우리의 배를 보고 어려울 것 같다고 하기에 일단 시도해 보자고 설득하여 시도했으나 배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도리어 트럭 뒷부분이 위로 움직여 위험한 순간이 연촐되어 결국은 포기했다.
11월 두째 주 중에 10톤짜리 트럭을 가지고 세부에서 다시 내려 올 예정이라고 하면서 그 때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자고 해서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했다.
인력이 아닌 장비를 이용하여 시도하는 것이라 오늘은 드디어 배를 띄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보았는데...
허탈했다.
배가 너무 커도 문제다.
11월을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기에 우리가 해 오던 방식대로 작업은 해 나갈 것이다.
풀이 죽은 모습으로 리조트로 오니 직원들이 예감을 한 듯 다들 조용히 일에만 열중하기에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라도 먹고 하자고 하니 그 때서야 웃는다.
일요일인 오늘 주차장 지붕교체작업도 했다.
다 마치진 못했지만 그래도 진척이 있는 작업이었다.
인부들이 하는 작업속도 보다 우리의 작업속도가 빠르다.
오후 늦게는 4개의 수영장 청소를 완료했다.
손님이 계시지 않아도 4개의 수영장은 엄격히 관리하여 항상 맑은 물을 유지하고 있다.
건너편 섬인 네그로스는 일부지역에서 비가 내리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으나 이곳은 화창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만에 서쪽하늘에 노을이 졌다.
달빛도 화창하게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반딧불은 밤하늘의 별들과 조화를 맞추며 이야기를 한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밤이다.
밤은 깊어가고 나의 마음도 깊어간다.
하품이 난다.
차라리 잠이나 자자.
푹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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