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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1. 12. 09 목요일 (흐리고 비)

2021.12.09 16:45

건우지기 조회 수:137

어제도 오늘도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린다.

필리핀 부근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는 데 현재와 같은 날씨는 이상할 정도이다.

특히 바다상태가 그러하다.

태풍이 왔을 때보다도 더 훨씬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그저께 저녁부터 지금까지 초비상 사태이다.

오늘 저녁도 상당히 높은 만조가 있어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

3일째 만조가 되면서 바닷물이 리조트로 유입되고 파도가 거침없이 해안담장을 넘어

리조트 내로 들어오고 있다.

매일 새벽부터 해안가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 큰 일이 되었고 너무나도 힘이 든다.

파도와 함께 모래, 산호 그리고 쓰레기들까지 들어와 리조트를 어지럽히고 있다.

오전 내내 치워도 치울 수 없는 정도이고 다 치운 다음엔 다시 물로 잔디부터 모든 것을

세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것들이야 치우면 그만이지만 무엇보다도 바다에 있는 배들의 안전이 염려된다.

해마다 파도와 조류에 휩쓸려 배를 잃어버린 적도 있고 물에 빠져 엔진를 버린 적도 있어

이런 바다상태이면 리조트 입장에서는 초비상 상태가 되는 것이다.

만조가 낮이라면 그나마 다행인데 겨울엔 거의 만조가 저녁시간이나 새벽시간이라

대처하기가 아주 어려워 그냥 하늘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다.

피항하기도 어려운 실정.

3일째 밤에 거의 잠을 못자 정신이 혼미하다.

잠을 자지 않는다고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걱정이 되어 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2~3일 더 이런 상황이 연속될 것이다.

정신차려야 한다.

늘 마음 한구석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대비라는 표현이 그렇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담고 있어야 충격이 덜하다.

해마다 늘 겪는 연례행사처럼 되었기에 이번 겨울철만이라도 제발 무사하기를 기원하고 기원한다.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이 힘든 시기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정말 힘들 것 같다.

어쩌면 포기해 버릴 수도 있을 지 모른다.

바다에 띄워 놓았던 원두막은 밧줄이 끊기면서 3일 전에 벌써 해안에 좌초되었다.

코로나 시국에 만들어 바다에 띄워 놓은 것인 데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해안으로 밀려 온 것인데

수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냥 해체하여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강해 고민 중이다.

정말 이제는 힘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당장 오늘 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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