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a040321299b3729d7f9359c13b9d6ed6.jpg
릴로안 일기

2022. 01. 09 일요일 (아주 맑음)

2022.01.09 17:06

건우지기 조회 수:112

세부섬과 막탄섬의 태풍피해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 온다.

직접 가보지 않아 이야기로만 듣고 있는 데 나의 생각보다도 훨씬 심한 상태인 것 같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밀접하여 생활하는 곳이라 피해가 더 심각했을 것이다.

조금 후면 태풍이 지나간 지 1개월이 되는 데 아직 전기와 수도 그리고 통신망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곳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도 우리는 태풍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어도 도시처럼 밀집된 곳이 아니라서 

피해가 적었다.

이런 날씨에 지내는 것도 어려운데 복구작업을 하려면 상당히 힘이 들 것이다.

남의 일같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의 배는 이제 거의 해체되었다.

마무리 작업만 하면 된다.

나무는 주민들을 나누어 주었고 배에서 나온 사용하지 못할 쓰레기들만 소각하면 된다.

그러면 영원히 우리의 배는 리조트 역사속으로 잠든다.

언젠가 새로 만들 배는 역사속에 잠든 건우호의 이름을 계승할 것이다.

"건우호" 잠들었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언젠가 다시 태어 날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진다.

하루 빨리 태풍피해를 본 곳들이 정상적으로 복구되기를 기원한다.

어제와 오늘 정말로 화창한 날씨다.

산에 걸린 구름을 제외하곤 높은 하늘에는 구름의 그림자 조차도 보이질 않는다.

그저 파란 하늘이다.

밤이면 수많은 반딧불이 밤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반딧물은 기나긴 시간을 통하여 세상에 나온다고 하는 데 그 삶은 아주 짧다고 한다.

하루살이처럼.

그 짧은 삶을 미약하나마 세상을 밝히는 데 힘을 쏟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선물한다.

반딧불을 보면 그저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은 1년내내 반딧불이 비춰주는 곳이다.

한줄기 빛을 발산하기 위해 긴 시간을 감내하는 반딧불을 보며 나도 반딧불을 따르리라.

나의 마지막 등불.

빛은 희망이라고 했다.

태양을 마주하며 당당히 서겠다.

아직 나에게는 2척의 배가 있다.

 

오늘도 남자직원 한 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어제 아파서 출근하지 못한다고 직원의 부인이 연락해 주었는 데 오늘도...

남자직원 중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가장 성실한 친구인데 그동안 너무 몸을 혹사하여 무리가

되었나 보다.

사실 배로 인하여 그동안 너무 힘들게 일했다.

그래서 보면 항상 미안하게 생각했던 친구인데 크게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엑스레이 촬영을 하면 폐가 정확히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중에 리조트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면 CT촬영이나 MRI촬영을 하게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게 할 것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이런 방법밖에 없다.

나라는 사람을 만나 고생을 한다.

여러 사람 고생시키게 만드는 나.

나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http://www.bluestars.co.kr/xe/files/attach/images/164/74d943b0ed16fbbd6010b477caaa4d5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