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것 같이 더우나 이렇게 화창하니 기분이 좋다.

바다도 내 가장 좋아하는 상태이다.

호수에 가느다란 바람따라 흐르는 잔잔한 물결이 바다임을 알려준다.

조금 전 외부에서 일을 보고 리조트에 도착했다.

오전 8시 25분 리조트를 출발하여 서쪽 해안을 따라 모알보알을 향했는데

해안도로들이 많이 파괴되었고 아예 해안도로가 유실되어 임시적으로 흙을 쌓아

차량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버스와 트럭은 다니지 못하도록 통제되었다.

태풍이 지나고 오늘 가장 먼 곳으로 외출을 하였는데 정말 생각보다 피해가 컸다.

산사태가 난 곳은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모알보알에서 리조트에 수리에 필요한 나무를 주문하고 다시 세부섬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하는 산길을 택해 알가오로 향했다.

산은 그나마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산에 있는 집들도 형체도 없이 날라가버린 곳이...

특히 야자수 나무들이 무지막지하게 드러누워 있었다.

얼마나 강한 바람이었으면 오랜 세월을 견디어 온 야자나무들이...

정말 전쟁터같은 모습이었다.

도로 주위에 있던 나무들은 많이 정리가 되었고 아직 전기가 공급이 안 되는 곳도 많았다.

수돗물 또한 공급이 안 돼 소방차가 물을 나누어 조고 있는 곳도 많은 실정이다.

우리 동네가 피해가 컸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나가 본 곳들은 이곳보다도 많은 사람과 집들이

피해를 보았고 휴일인 오늘도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알가오에서 해안가 원두막 지붕을 수리하기 위해 코곤을 샀다.

코곤의 가격도 놀랄 정도였다.

아무래도 다음엔 해안가 원두막 지붕을 전부 현재 리조트 지붕과 같은 재질로 바꾸어야 할 것 같다.

화재의 위험성도 높고 내구성도 떨어져 관리에 힘이 든다.

다만 코곤을 사용하면 더욱 아름다운 리조트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은 있다.

정말 외국에 있는 리조트다운 그런 것.

현실적으로 살아야 겠다.

오늘도 킹덤 리조트 사장님과 사모님은 본인 리조트에 가셔서 물청소를 하신다고 나가셨다.

일요일이고 며칠간 복구작업을 하느라 직원들이 피곤하다고 하여 일요일인 오늘은 쉬기로 했는데

두 분만 나가셔서 청소를 하시겠다고.

아마도 나같아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두 분의 마음이 오죽하시겠는가.

심란한 마음을 잘 추스리고 계시는 것 같은데 속마음은 많이 아프시리라 생각한다.

같이 리조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시간나는대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드리지만...

아무쪼록 힘내셔서 잘 이겨내시길 기원하고 믿는다.

좋은 음식이라도 만들어 드려야 하는데 우리가 먹는 음식을 드리는 것이 죄송하다.

복구작업이 고된 일이라 잠이라도 푹  주무셔야 하는데 우리 강아지들이 밤에 많이 짖어대서

잠을 편히 못주무실 것 같아 죄송하다.

시끄러울 때마다 일어나서 조용하 하라고 하는데 강아지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

우리 리조트에 계시는 동안이라도 편히 주무시고 음식도 잘 드셔야 하는데...

내일은 두마게티에 다녀 올 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