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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2. 06. 23 목요일 (아주 맑음)

2022.06.23 11:59

건우지기 조회 수:116

오전 청소를 끝내고 적막한 풍경을 마주한다.

이제는 사람의 그림자가 없는 적막한 풍경에도 익숙해져 그리 외로운 리조트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것이 익숙함의 무서움이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본다.

내 스스로 참으로 잘 견디었다고 생각하니 대견(?)스럽다는 생각도 해 본다.

흔들림도 많았으나 지독하리만치 스스로를 다스렸다.

정지된 모습이 아닌 조금이라도 늘 변화하고 진화하는 모습의 리조트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움직였다.

펜데믹으로 인한 나태하고 게으르고 내일로 미루려는 나 자신에 지독하게 채찍을 들었다.

인간은 늘 변화해야 삶이 풍부해 진다는 것을 믿는다.

한평생을 단조롭게 살아간다면 그 것만치 재미없고 지치고 풍부하지 않은 자신의 삶으로 기억될 것이기에 늘 움직이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움직임에는 고맙게도 늘 크든 작든 간에 보상이 있다.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스스로의 보람이 묻어 있어 좋다.

손톱밑에 있는 때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당당하게 내밀 수 있는 손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지향하는 리조트가 완성되는 날 나는 그 때 하늘을 보며 자랑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들 것이다.

그 때가 과연 내가 살아 있을 때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때를 알 수 없기에 항상 하루하루에 충실해야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루에 충실하지 않으면 내일을 보장할 수 없다.

내일을 생각하며 어제를 뒤돌아보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여 한다.

누구를 위하여 꽃은 저리도 만발하고 누구를 위하여 저 새는 높이 날으는 지를...

그리고 물고기들이 왜 물을 거슬러 가는 지를...

맑은 수영장물에 나를 비추어 본다.

많이도 늙었다.

필리핀에 온 지도 어언 13년.

13년의 세월동안 나는 늘 이 자리에 있다.

그리고 늙었다.

늙은만큼 나의 삶도 여러 면에서 풍부한 이야기가 생겼으리라.

인생이 풍부해 진다는 것은 그만큼 잘 살아가는 것이고 보람있는 삶을 살다가 가는 것이라고...

고요함에도 적막함에도 외로움에도 그리고 괴로움과 슬픔에도 삶은 만들어 지고 완성되어 간다.

삶이 완성되는 날 나는 또 다른 세상으로 갈 것이다.

그 곳이 어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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