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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슈퍼 태풍이 필리핀 동쪽 해상을 지나고 있다고 하는데 어제는 제법 바람이 불며

파도도 높게 일어났으나 오늘은 바람은 있으나 아직 파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필리핀 동북쪽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어 이곳은 직접적인

태풍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되나 괌을 휩쓸고 온 큰 태풍이라 끝까지 긴장을 하며

주시해야 된다.

예전같으면 태풍의 예보가 있으면 릴로안에 있는 배들이 바이스로 피항하기 위해

줄지어 가는 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지금은 이곳에 배가 많지 않아 피항하는 배들을

보질 못했다.

우리 배도 그냥 우리 앞바다에 머물고 있다.

엔진의 터보챠저가 문제가 있어 배를 움직일 수도 없고 억지로 움직여서 피항을 가고싶은

마음도 없다.

작년 10월 30일 배를 만들어 이곳으로 가지고 온 후로 지금까지 배때문에 걱정으로 살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전부 배를 만든 기술자나 엔진을 수리하고 장착한 기술자들이 전부 실수를 한 것들이다.

네 번이나 다이빙 나가서 다른 배로 끌려오고 중간에 엔진이나 트랜스밋션에 문제가 생겨 임시적으로

긴급조치만 하고 간신히 다이빙을 하고 온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순간마다 마음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다.

손님들께 고개도 못들고 손님들 앞에 나서기도 힘들었다.

오늘도 며칠간 고생하여 간신히 세부에서 구해 온 터보챠저를 배에 장착하고 있다.

세 번째 터보챠저이다.

두 번째 구매한 터보챠저는 몇 번 사용도 못하고 폐기하게 된다.

신품을 구매했는데도 보증기간도 없다.

그저 사면 끝이다.

정말 한두푼도 아니고 미칠 지경이다.

그동안 엔진수리와 밋션을 신품으로 다시 교환한 것들의 비용을 따지면...

새로 엔진을 사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그러나 누가 이렇게 될 지 알았는가.

그저 밋션을 신품으로 다시 구매해서 교환하면 문제가 없을 줄 알았고 엔진 또한 여러 가지 

부품들을 교환하여 수리를 마치면 그 당시가 이제는 더 이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왔다.

오늘 터보챠저를 교체해도 앞으로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보장할 수 없기에...

그래서 마음적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크게 세 가지.

다시 배를 가볍게 만들어 지금 배에 있는 엔진을 새로 만든 배에 사용하는 방법.

또 하나는 지금의 배를 다시 개조하는 방법인데 가볍게 만들기 위하여 배의 날개를 떼어내고

대나무를 이용하여 다시 만드는 작업인데 최소 약 3개월은 작업을 해야 할 듯.

다른 또 하나는 지금의 배에 새로운 엔진을 구매하여 얹는 것인데 엔진값만 최소 육천만 원.

그런데 지금의 엔진이 280마력 선박엔진인데 380마력 선박엔진으로 바꾸어도 속도가 얼마나

개선될 지 미지수라 고민이 된다.

예전 배는 18노트였는데 지금의 배는 8~9노트이다.

같은 엔진인데도 이렇게 속도차이가 있다.

배를 얼마나 무겁게 만들었으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의 날개가 문제이다.

무겁고 저항도 크게 받는다.

위의 세 가지 방법 다 기나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세 번의 배를 만들어 보았고 세 번쩨 만든 지금의 배는 정말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줄 알았다.

나의 오산이다.

정말 배는 튼튼하게 만들었다.

2021년 12월 16일 태풍 때 좌초된 배를 생각하며 정말 튼튼한 배를 만들어 손님들의 안전과 멋진 모습의

배를 손님들께 선물해 드릴려고 했고 배의 디자인과 튼튼함은 성공적이었으나 그로 인해 배가 잠수함이

된 것 같은...

모든 신경이 배에 집중되어 다른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다.

4월엔 손님의 예약이 없어 내심 배에 집중할 수 있어 괜찮았으나 고생한 보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6월 초 풀북이라 우리 배를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어여 한다는 초조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니

애타는 마음이라 저녁만 되면 초죽음이 된 것처럼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다.

요즈음 매일 두통으로 산다.

리조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반갑고 기쁜 일만 가득(?) 하기를 빌고 빌었는데...

좋은 일은 거의...

코로나 때에 만든 객실 두 곳에서 실내 타일이 모두 들떠서 수리하고 있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피드 보트도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한데 여분으로 있던 두 대의 보트는 가깝게 지내고 있는 

리조트에 무상으로 임대해 주었다.

두 곳 다 스피드 보트가 필요했고 당장 스피드 보트를 준비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할 수 없이 6월 중순엔 무조건 우리 스피드 보트를 수리를 해야 한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한 곳의 배를 다시 가져오기로 했고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렸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메인 수영장도 다시 누수가 시작되었다.

몇 번의 대수리로 누수가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누수가 발생했다.

적은 양의 물이 새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물을 보충해야 할 정도다.

그리고 윗층 수영장도 완공 후 괜찮았는데 누수가 된다.

정말 골치아픈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정말 이곳에 좋은 일만 기쁜 일만 써지기를 바랬고 그래서 한동안 글도 쓰지 않았다.

페이스북도 거의 하지 않았다.

마음의 여유도 그리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하루하루가 전쟁이고 처절한 몸부림이기에.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오늘 이렇게...

살아있다는 증거를...

배에 대해선 자포자기를 한 것 같다.

이미 내 마음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실행한다고 해도 큰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당장은...

그래서 속상하다.

한편으론 태풍이 이곳으로 몰아쳐 다 부셔주면 쉽게 포기를 할 수 있어 좋을텐데라는

마음도 강하다.

그래서 태풍이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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