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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어젯밤에도 비가 내렸다.

많은 비는 아니었으나 대지를 적시기에는 충분한 비였다.

어제 세부를 다녀왔다.

오늘은 리조트에서 꽃나무를 정리하고 나무 가지치기와 다이브샵 장비거치대를 수리했다.

매니저가 리조트에 있으니 리조트가 여러면에서 변한다.

매니저가 없으면 아마도 하지 못했을 일들이다.

나도 나이를 먹으니 더욱 더 매니저에게 의지하고 일을 맡기려 한다.

다른 직원들은 할 수 없는 일들을 매니저는 웬만한 남자들 이상으로 일을 한다.

일을 맡기면 기대이상으로 해 놓기에 확인할 필요도 없다.

정말 리조트에서 필요한 인물인데...

호주로 또 떠날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붙잡고 싶지만 매니저의 삶도 있으니...

요즈음 부쩍 더 일을 챙겨서 한다.

아마도 호주로 떠날 생각을 하니 웬만한 일들을 처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

고마운 친구다.

필리핀에 이런 사람은 없다.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매니저가 없는 리조트에서 해야 할 일들을...

지금도 힘든데...

직원들은 늘 하는 것처럼 청소를 했고 오늘은 잔디도 깎았다.

그리고 오늘이 아주 바닷물 수위가 높은 만조라 리조트 안까지 바닷물이 유입되었다.

물이 빠진 후 바닷물에 젖은 나무들을 민물로 닦는 일까지 했다.

뿌리까지 민물이 침투하여 바닷물을 닦아주어야 했는데 어떻게 됐을 지 모르겠다.

내일도 오늘만큼 수위가 높아 바닷물이 유입될 것이다.

약 4일 정도 유입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나무와 꽃들이 잘 버티어 줄지...

정성드려 가꾼 꽃과 나무들인데 정말 걱정이다.

살 수 있을까 과연.

내일도 모레도 계속 민물로 닦아주어야 한다 땅속 뿌리까지.

오늘 릴로안에 가서 강아지들 밥을 주고왔다.

약 1주일 전부터 안 보이는 휜둥이를 숲속까지 찾아 보았는데 찾질 못했다.

어제 밥을 주러가서 약 1개월 전에 없어진 브라우니의 사체를 발견했다.

해안가 바로 근처에서 발견했는데 그동안 몇번이나 지나가고 찾아 보았던 곳인데

그때는 발견하지 못했다.

아니 정말 그 자리이면 발견하고도 남았을 터인데 왜 그동안 못보았을까?

정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같은 형제인 검둥이가 죽었을 때도 거의 유사하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

가죽과 뼈만 남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오늘 갈 때 삽을 가지고 갔고 해안가 그 자리에 묻어주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브라우니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 불러도 안 오고 우리를 피하기에 급급했고

그 다음 날부터 안 보였고 어제 발견된 것이다.

지금 휜둥이가 브라우니 처럼 똑 같은 상태로 안 보인다.

에밀리가 1주일 전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밥도 안 먹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렸고 했는데.

오늘까지도 안 보이기에 아마도 브라우니처럼...

마지막 모습을 안 보여 준 것이다.

강아지들이 하늘나라로 갈 때 이런다고 하는데...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나도 에밀리도 브라우니를 묻어주고 휜둥이 이름을 부르며 찾았는데...

이 녀석도 본인의 마지막 모습을 우리에게 안 보여주고...

정말 필리핀 강아지들은 어릴 때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 영양실조이고 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병에 걸리는 것 같다.

오염된 음식을 길거리에서 해결하고 그것도 먹는 날보다 못먹는 날이 많은 것이고.

정말 미치도록 불쌍하다.

정말 나에게 돈이 많다면 길거리 강아지들 모두 안식처를 만들어 주고싶다.

매일 찾아가서 밥을 주고오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그것도 하루에 한 번밖에 밥을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 리조트 강아지들은 하루에 두 번 주는데...

길거리 강아지들에게 사료의 양을 더 주고 싶은데 사료를 잘 먹지 않아 그냥 버리는 사료가 생기게 된다.

꼭 사료에 사람이 먹는 음식을 섞어주어야 그나마 입을 대니...

이것도 안타깝다.

사료를 잘 먹어주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이 기쁜데.

사실 나도 편하고.

제발 얘들아 잘 먹어줘.

제발 부탁이다.

제발.

 

내일은 두마게티.

희망이 수술한 자리 실밥도 뽑고 진료도 받아야 한다.

실밥이 내일 제거되고 괜찮다고 하면 모레부터는 집에 안 가두고 다리 하나없이 걷게 해야 한다.

볼 때마다 마음이 이프겠지만 그래도 생명을 건진 것에 만족해야 한다.

조심히 잘 걸어라.

다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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