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마저 사람의 마음을 어지립힌다.

어깨는 쳐지고 다리에는 힘이 없어 나의 몸을 지탱하기 어렵다.

심란한 마음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도 되었을 텐데...

마음을 바로잡기 힘들다.

그저 구름따라 바람따라 물따라 훌쩍 떠나고픈 마음뿐이다.

너무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렀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일에 미쳐 살아야 한다.

지금은 미치도록 할 일이 없다.

기나긴 한숨만이 나의 마음을 바로 잡는다.

오전 6시 배를 이용하여 두마게티에 나가 오후 1시 30분 배로 복귀했다.

어제 세부에서 사온 자재를 두마게티에 일단 옮겨 놓았다.

전부 FRP 자재라서 고가이고 무겁고 화재에 취약하여 옮겨 놓은 것인데

너무 오랫동안 보관하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걱정이 된다.

오늘 배를 보고 왔는데 FRP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너무 일찍 서둘러 자재를 사 온 결과가 되었다.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나는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그런 것인데...

나의 성격이 정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실망한다.

스스로...

높은 파도야 더 힘껏 쳐라.

너의 마음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