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바다상황은 어제보다도 못하다.

바람의 강도가 세졌고 파도의 높이도 더 높았다.

그래서 네 번으로 계획했던 오늘의 다이빙도 카시리스에서 한 번 그리고 수밀론에서

두 번의 다이빙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바다는 4월 2째주부터 7월 중순까지 파도가 치는 날이 손으로 셀수 있을 정도로

아주 좋았다.

시야도 괜찮았고 수온도 따뜻했다.

그러나 7월 25일 이후부터 바람이 불며 파도가 치더니 지금까지 그러하다.

겨울시즌보다는 파도의 높이가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무엇보다도 장비를 준비하는 과정들이 힘들어 진다.

남자직원들이 열심히 하지만 나역시 보고만 있을 수 없다.

같이 일을 하는 것이 심적인 부담을 떨쳐버리는 길이기도 하다.

오늘은 다이빙 도중 약간의 비가 오기도 했고 멀리보이는 보홀 그리고 민다나오쪽이

비구름에 휩싸여 비가내리는 모습도 장관이기도 했다.

다이빙 하고 밖으로 나오면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체온을 뺐겨 하루 내내 추위를 느꼈다.

다이빙을 마치고 장비를 정리한 다음 방에 들어와 온수샤워를 오랫동안 했다.

도리어 바닷속이 따뜩할 정도였다.

수온이 29도이다.

내일 아포섬 다이빙은 포기를 하고 리조트가 위치한 칸루마카 지역에서 두 번을 진행하고

점심식사 후 수밀론으로 이동하여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리조트로 복귀할 예정이다.

내일도 오늘과 마찬가지로 바다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지역은 파도가 심해 배를 띄우지 못해 비치다이빙으로 대신하는 곳이 많다고 하나

이곳은 그래도 아직 별다른 통제없이 배를 띄워 다이빙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 우리 배는 수리하는 관계로 방카보트를 대여했고, 내일도 대여하여 다이빙을

진행하게 된다.

배를 대여하는 비용이 조금만 저렴해도 보홀, 모알보알, 막탄, 아닐라오처럼 배를 직접

가지지 않고 대여하는 것이 훨씬 속을 안 썩히고 좋은데...

필리핀에서 방카보트를 대여하는 비용이 이곳이 가장 비싸다.

상상 이상으로 비싸서 리조트에서 배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수익면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배를 직접 보유하는 것이다.

배 한 척이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이다.

직원들 속썩히는 것까지 합치면...

매일 매일 제발을 외치며 기도한다.

좋은 바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