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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어제보다는 훨씬 적은 비가 왔습니다.

간간히 햇볕도 보았고요.

그러나 바람은 강하게 불며 높은 파도가 쳤습니다.

릴로안의 조류도 아주 살인적(?)인 조류를 연출했고요.

지금 이 시간도 바람과 파도가 거셉니다.

오늘은 여섯 분의 손님을 모시고 수밀론에서 두 번 그리고 칸루마칸에서

한 번의 다이빙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오늘 가이드는 글린이 했고요.

저는 두미게티에 나가 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관공서에 가서 다시 한 번 큰 실망을 하고 왔고요.

일을 한 번에 끝내려고 했던 제 마음은 큰 욕심이라는 것을 다시 알았습니다.

이 서류를 받기위해 25일을 기다렸는데...

고작 온 서류는 제가 수배명단에 올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온라인 도박을 했다는...

얼마 전에 MBC 뉴스에서 본 내용 같은데 필리핀에서 온라인으로

운영해 온 도박사이트의 한국인들이 검거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거기에서 도박을 했다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한국인들은 이름이 같은 사람이 많아서 이런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이해는 하지만 생년월일도 틀리고 얼굴도 틀리고 지문도 틀린데...

이곳 정부의 행정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서류에 기록된 저의 생년월일이 1899년도에 태어 났다고 되어 있더군요.

오타일 수도 있겠으나 한국의 중앙정보부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서인데

자기들의 실수를 저보고 마닐라에 가서 해결하고 오라고 합니다.

답답한 것이 민원인이기에 알아서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 마닐라를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서 제가 도박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와야 합니다.

어떻게 증명을 해야 할 지...

정말 이들과 부딪치기 싫은데...

필리핀에서 느끼는 한국인의 위상은 한없이 초라합니다.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알고 싶으면 외국에 살아보면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정말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쨌든 25일을 기다린 보람도 없이 처음부터 아니 더 어렵게 일을 진행해야 합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위상입니다.

 

내일은 아포섬으로 향합니다.

내일의 날씨가 오늘보다는 좋다는 가정 하에 아포섬으로 잡았습니다.

만약 바다상황이 좋지 못 하면 포기할 수도 있고요.

내일의 날씨를 기대하며 내일의 가이드를 준비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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