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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0. 11. 09 월요일 (맑음)

2020.11.09 20:48

건우지기 조회 수:71

아침은 이렇게 맑은 데 며칠째 오후만 되면 흐려지면서 비가 온다.
그래서 마음놓고 옥외작업을 할 수가 없다.
페인트 작업이나 시멘트  작업을 하며 많이 헛된 작업이 되기도 한다.
오전의 날씨만 보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 데 오후의 작업을 예상하기 어려워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도...
우기도 아닌데 우기 때보다 비가 더 많이 오고 자주 온다.
덕분에 나무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수영장에 물을 보충하지 않아도 되지만 2주 정도 날씨가 이러니 조금 우울해 진다.
더워도 사람은 햇볕을 보고 살아야...
어제 저녁도 선풍기 바람이 추웠다.
계절이 겨울로 이곳도 바뀌나 보다.
벌써 털옷을 입고 다니는 현지인들도 보인다.
오늘도 두마게티가 있는 네그로스섬이 아주 가깝게 보이고 선명하다.
짙은 뭉게구름이 산자락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섬에서 섬으로 이동이 자유러워지길 학수고대하며 살고 있지만 이동제한이 언제나 해제될 지 감감무소식이다.
정말 답답하다.
멀쩡한 사지를 두고 이렇게 묶여 있으니...
인생을 재미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재미라도 느끼면 지금의 시기를 버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텐데.
높은 산에 올라가 날고 싶다.
바람에 몸을 싣고 저 구름처럼 무작정이라도 어디라도 흘러가고 싶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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