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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1. 07. 25 일요일 (아주 맑음)

2021.07.25 18:18

건우지기 조회 수:110

오늘도 전투를 나가는 마음으로 결의를 다지며 방카보트가 좌초(?)되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제의 사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밀려오는 거친 파도를 몸으로 받으며 방카보트가 해안으로 밀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야말로 몸부림을 쳤다.

3일 간 이렇게 방카보트에 매달려 거친 파도와 사투를 벌였지만 인간의 힘은 자연의 힘을

감당하기에는 한참이나 역부족이었다.

어제 오전 4시간을 방카보트를 밀쳤고 오후에는 쌓아 놓은 모래주머니마저 모두 터져버렸고 우리도

힘없이 결국 무너져 버렸다.

허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어떻게 고생해서 만든 배인데...

배의 뒷부분이 방파제와 부딪치면서 방파제도 부서졌고 배의 뒷부분도 부서졌다.

이것을 몸으로 부딪치며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산산히 부서졌다.

한참을 넋놓고 주저앉았다가 다시 일어나 직원들을 독려하며 내일을 다시 기약해 보자고

위로를 했다.

그런 오늘 25 명의 사람들을 만들어 함께 전투를 벌였으나 어제보다도 더 힘을 쓰지도 못하고

내 스스로 포기하고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남은 나를 포함하여 남자직원은 한동안 서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넋을 잃은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힘을 내서 다시 내일 시도해 보자고 독려하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오는 내내 서글픈 마음이 온몸을 때렸다.

왜 이렇게 시련을 주는 지...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이미 충분히 시련을 겪고 있는데.

나에게는 운도 없단 말인가.

지난 수요일엔 모처럼 쉬겠다는 마음으로 모알보알 클럽하리 사장님의 중복 점심식사 초대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드리고 직원들과 함께 모알보알로 향했고 역시 늘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서

주시는 것을 오랜만에 밥다운 밥을 먹는다고 생각하며 아주 맛있게 먹고 돌아왔는데

리조트에 도착한 순간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높은 파도로 인하여 스피드 보트 내부에 물이 차서 스피드 보트는 이미 물속으로 가라앉았고

엔진도 함께...

엔진먼저 건져내고 수돗물로 세척한 다음 스피드 보트 내부에 있는 바닷물을 양동이로 퍼내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퍼내니 보트는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물에 띄우는데 성공했다.

그나마 다행으로 배가 뒤집어 지지 않아 부서진 곳이 많지 않았다.

이 날도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예전같으면 밤을 새서라도 엔진을 세척하고 수리를 했을 것인데...포기하는 마음으로 직원들에게

내일 하자고 말을 하고 방으로 들어와 지친 몸을 뉘었다.

복잡한 심정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또 이렇게 방카보트가 파도에 떠밀려 좌초된 것처럼 해안에 밀려버렸으니...

배를 수리하기 위해 해안으로 올릴 때 50 명의 사람들이 붙어서 끌어 올렸는데도 베가 크고 무거워

꿈적도 하지 않던 배가 파도에는 힘없이 해안으로 밀려버린 것이다.

오늘은 이번 달 최고의 만조가 되는 날이고 3일 간 몰차치던 파도가 오늘도 쳤다면 걷잡을 수 없이

큰 피해를 보았을 것이다.

다행히 오늘의 파도는 어제보다도 작았다.

그나저나 배를 어떻게 바다쪽으로 끌어내릴 것인가가 숙제다.

오늘은 킹덤리조트 사장님의 배려로 킹덤리조트 대형 방카보트까지 동원하여 힘을 보탰으나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킹덤리조트 방카보트 뒷부분도 부서져 수리가 필요하다.

정말로 죄송했다.

걱정해 주시는 마음까지 죄송하여 몸둘바를 몰랐다.

방법이 거의 없다.

정말 비라도 왕창 쏟아져 계곡물이 하수로를 통하여 우리 배가 있는 곳으로 통과해 준다면

희망이 보인다.

산에서 흘러오는 빗물이 강물이 되어 배의 뒷부분의 모래와 함께 배를 밀어준다면 배가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지난 달 이와같은 비가 한 번 내린 적이 있는데 이런 비가 1년에 한두 번 내릴까 말까 하는 정도니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운도 없는 나에게 그런 행운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그러나 방법이 없다고 하여 배를 방치할 수는 없는 일.

하루에 5cm, 10cm를 옮기는 한이 있더라도 방법을 찾아 일을 해야 한다.

심신이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이나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

도움은 받을 수 있겠으나 결국은 내가 해야한다.

내일 다시 사람들을 모아 다시 시도를 할 것이다.

희망은 암울하지만 해내야 한다.

반드시.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 지 모르는 기나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루하루을 전투를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나의 몸상태도 최악의 상태다.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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