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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오전내내 잠잠하던 바다가 오후에 들어서며 무섭게 돌변했다.

비도 오전에 잠시 내려주었고 비가 내리는 바다는 아주 멋진 모습이었다.

시야도 많이 확보되었고 강한 조류로 인해 며칠 전 쏟아졌던 폭우때문에 흐려졌던

물은 평상으로 돌아왔다.

식전부터 모든 직원이 리조트 대청소에 나섰다.

잔디를 기계로 깍기에 정원이 많이 지저분해져 청소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수영장부터 객실 테라스도 물청소를 마쳤다.

오후 6시 20분까지 청소만 했다.

물론 정원 나무손질도 함께 했다.

한층 환하고 깨끗한 모습이다.

내일 새벽 손님이 한국으로 도착하시기에 서두른 것이다.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게 된 남자직원 1명이 말도없이 사라졌다.

오후에 직원들이 바쁜 틈을 타서 본인의 짐을 가지고 리조트에서 사라진 것이다.

새벽부터 모든 직원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질린 것인지...

주로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해서 힘든 일도 잘할 수 있다고 하더니만...

고작 마당쓸고 치우는 것이 힘들었나?

정말 필리핀 남자들은 여자보다도 믿을 수도 없고 책임감도 없다.

치과에서 간호 조무사로 일하는 여지친구를 두고 어찌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다니는 치과의 간호 조무사인데 좋은 여자친구이다.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저런 인간을 남자친구로 두었으니.

어제 같이 와서 꼭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더니만.

어쨌든 안 될 놈은 일찍 관두는 것이 나에게도 좋다.

일말의 정도 들지 않았으니 부담감도 덜하다.

그나저나 내일 직원을 구해야 하는데...걱정이다.

오늘도 쉬지 못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해서 그런지 윗입술이 부르텄다.

내일 새벽 3시쯤 손님이 도착하시니 그 전에 일어나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10시에는 잠을 자야겠다.

 

그리고 오늘 새로 만든 방카보트를 네그로스섬 먼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오후 5시가 넘어

출발하였다.

잘 도착했는지...

내일부터 자재를 수급하여 대대적인 방카보트 해체작업과 동시에 새로 건조하는 형태의

작업이 진행된다.

큰 돈을 들여 만든 배가 필리핀 사기꾼의 수법에 속아 배가 엉망으로 만들어져 새로운 작업자에게

돈을 주고 작업을 의뢰한 것이다.

다시 큰 돈이 들어가야 한다.

전혀 다른 디자인의 새로운 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배를 보내면서 걷잡을 수 없는 배신감과 허탈감이 교차하여 눈물이 날 정도였다.

제대로 만들었으면 지금 자랑하며 싱싱 달리고 있을텐데.

제발 이번에는 별탈이 없이 작업이 진행되기를 기원하고 기원한다.

부디 무사히 작업이 완료되어 멋진 새로운 배가 나에게 안기기를.

돈은 들어 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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