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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4. 01. 27 토요일 (아주 맑음)

2024.01.27 17:41

건우지기 조회 수:71

날씨는 맑으나 새파란 하늘은 아니다.

건너편 네그로스섬이 희뿌옇게 보인다.

먼지도 아니고 구름도 아니고 연기도 아닌데.

깨끗함이 없다.

바다는 어제보다는 한결 잔잔해졌다.

보홀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필리핀 바다의 시야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도 이곳은 시야만큼은 다른 지역에 비해 좋다.

그 이유는 조류가 아주 강한 지역이라 그 영향이 있는 듯하다.

다이브 사이트가 다른 지역보다는 먼 곳이니 뭐라도 한 가지라도 좋아야 하겠지.

시야뿐만 아니라 산호는 어느 지역에 내놓아도 최고라고 자랑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이곳을 사수하고 있는 것이다.

산호면 산호 대물이면 대물...

수밀론은 필리핀 최고의 포인트이다.

자랑스러운 수밀론.

오늘도 나는 리조트와 배있는 곳을 오가며 자재를 공급하느라 바뻤다.

그리고 주일급을 주는 날이다.

또 목돈이...

매주 토요일만 되면 겁이 난다.

피하고 싶은 토요일이다.

그래도 오늘은 토요일이고 인부들에게 간식을 제공했다.

다들 좋아하는 데 마음같아선 매일 주고싶으나 억지로 참고 있다.

한푼이라도 절약을 해야 한다.

1주일에 한 번 간식 제공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직원들은 여전히 리조트 청소에 여념이 없다.

매일 청소하는 것이지만 나무도 많고 꽃나무도 많으니 떨어지는 것들만 치우기에도 바쁘다.

그리고 오늘 자재를 사러 가는데 길가에 강아지 두 마리가 보이길래 차를 정지시키고

길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차에서 내려 강아지옆으로 가니 강아지가 총 다섯 마리가 되는 것 깉았다.

주인 없는 강아지가 길옆 큰돌밑에 강아지를 낳은 것이다.

태어난 지 1개월이 아직 된 것 같지 않은데 조금 떨어져 어미는 뼈가 앙상하게 나와있고 

제대로 먹지 못 하고 강아지들 젖만 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재를 사서 오는 길에 강아지 사료 5키로와 사료와 물을 줄 그릇도 사서 

사료와 함께 옆집에서 물을 구하여 함께 돌밑으로 넣어 주고 길가로 나와 살펴보았는데

강아지들이 어려서 먹지를 못 하는 것 같았다.

어미라도 와서 먹고 힘을 내 강아지들에게 젖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

내일도 살펴보고 사료와 물을 준비할 것이다.

아! 정말 이런 유기견들을 돌볼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그래서 제대로 돌보아주고 싶다.

정말 나의 소원이다.

아직 나의 능력이 되지 못해 이런식으로만 도와 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정말 후원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리조트와 그리 먼 곳이 아닌 곳에 땅을 임대하고 강아지들이 자고 쉴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

우리 리조트내에는 더 이상 만들 수가 없다.

스물일곱 마리의 강아지들이 점령하고 있다.

포화상태라 늘 손님들 계실 때는 긴장하고 손님들 눈치를 보며 강아지들 관리하느라 애간장이 녹는다.

강아지들을 좋아하는 손님이 오시면 정말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총비상이다.

정말 나의 소원은 한국에서 사료라도 후원을 받을 수 있으면 나머지는 내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해 볼텐데.

땅을 임대하고 시설물을 만들고...

나의 능력이 한탄스럽다.

길에서 이런 강아지들의 모습을 보면 며칠 눈에 밟혀 미치겠다.

자꾸만 생각이 난다.

마음이 편치 않다.

어떡하지?

도와주실 분들이 없을까?

한국도 많이 어렵다고 해서 쉽게 말을 꺼낼 수도 없다.

능력이 안 되니 당분간이라도 사료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이런 식으로 도와주는 방법밖에.

그런데 문제는 길거리 강아지들이 사료를 먹어보지 못해 사료를 주어도 잘 먹지 않고 도망을 가기에

난감하다.

불쌍한 생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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