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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3. 12. 20 수요일 (아주 맑음)

2023.12.20 16:51

건우지기 조회 수:82

아주 오랜만이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리조트를 처음 시작하면서 이곳에 그날 그날의 일들을 기록을 이곳에 남겼는 데

최근 몇달동안 기록을 하지 못했다.

아니 못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하지 않았다.

심적으로 많은 방황을 했다.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리조트를 처분해 보려고 시도도 했고 임대를 주려고 알아보기도 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저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몇달동안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나는 그것을 처리하고 해결해야만 했다.

이제는 필리핀 생활이 익숙하고 적응이 될만도 할터인데 나는 아직도 적응치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더 힘들어 지고 지치게 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되고 그래서 회피하게 된다.

대인기피증이 생긴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은 내가 우울증이라고 한다.

나는 아닌데.

사람들과의 갈등이 정말 나를 지치게 한다.

간혹 여러 사람들로부터 나의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곤 한다.

홈페이지에도 페이스북에도 나의 소식이 없으니 궁금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연락을 주신 것이다.

나는 잘 지내고 있다.

나는 늘 같은 자리에 있으나 간혹 달라진 나의 모습에 내가 당황하곤 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

지금의 마음은 혹시나 많은 사람들의 예약이 한 번에 많이 잡힐까봐 겁이 나고 두렵다.

예전엔 예약이 많지 않으면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손님이 적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적막한 리조트에서 홀로 지내는 것도 좋다.

내 나이에 이제는 2선으로 물러나야 하는 데 아직도 손님들 오시면 가이드를 하고 있으니...

손님들께 죄송한 마음도 든다.

나는 내 자신을 상실한 것 같은 마음을 자주 갖는다.

그리고 나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한다.

이렇게 그동안 심적인 방황으로 생활을 해 왔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를 염려해 주셨다.

사실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들도 연락을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나의 소식을 전해 본다.

예전처럼 나의 자리로 돌아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를 염려해 주시는 분들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건우다이브는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하다.

두려움을 떨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길을 걷고자 한다.

그 길의 끝이 어디고 내 마음의 끝이 어디일 지...

나에 대한 무관심이 나에겐 안식처인데...

나는 움직여야 하겠지?

살아있기에.

살아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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