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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3. 12. 25 월요일 (흐리고 비)

2023.12.25 14:21

건우지기 조회 수:74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오늘 오후인 지금까지 내리고 있다.

하루 종일 날씨가 이러할 듯하다.

바다상황도 많이 안 좋다.

파도도 강하게 치고 조류도 서서히 강해 진다.

내그로스섬은 비구름에 휩싸여 잘 보이질 않는다.

내일부터 손님들이 오셔서 다이빙이 시작되는 데 걱정이다.

연말연시라 항공기도 비싸다고 들었는 데.

날씨도 바다도 이러하니 마음이 들뜨지도 않는다.

손님이 오시면 걱정 반 설레임 반인데 어렵게 오셔서 바다와 날씨를 보고

실망하실까봐 마음이 편치 않다.

한국은 크리스마스에 하얀 눈이 내렸다고 하는 데 이곳은 비가 많이 내린다.

필리핀은 월요일인 오늘도 휴무다.

각 가정에서 노래방 기계에 의지하여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

나는 어제 저녁 6시 30분부터 잠을 청했다.

물론 잠드는 데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랐고 오늘 아침까지 수없이 잠에서 깼다.

꿈도 많이 꾸고 그래서 결국 오전 4시에 멍한 상태로 아랫층으로 내려가 공기통 충전을 했다.

직원들은 한 시간 가량 식당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나이를 먹어도 특별한 날들은 즐기고 설레이는 마음도 있어야 하는 데...

전혀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저 똑같은 날일 뿐이다.

밝아오는 새해도 그저 같은 날일 뿐.

아주 조그마한 의미도 없다.

새로운 희망사항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같은 날이고 똑같은 일을 하는 날이다.

솔직히 바다에  대한 열정도 식어가는 것 같다.

그저 하나의 나의 일일 뿐이다.

다이빙을 마치면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을 마쳤다는 기분.

재미와 설레임을 잃어 간다.

이러다 필리핀 가이드 하나 구하고 나는 그저 뒷전으로 물러 날 것 같은 두려움도 든다.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을 거부하는 데 나의 몸은 받아드리고 있다.

나 자신이 두렵고 무서워 진다.

바다를 향한 나의 눈은 윤기없이 곧 다른 곳을 향한다.

이러한 감정이 계속되면 하루하루가 힘들어 지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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