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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3. 09. 02 토요일 (맑음)

2023.09.02 15:42

건우지기 조회 수:114

오늘도 오전의 호수같은 바다가 오후가 되면서 물결이 일렁인다.

그리고 건너편 섬 일부는 먹구름에 휩싸여 비가 내리는 곳도 보인다.

그 영향인지 이곳도 서서히 바람이 불며 물결이 일렁인다.

아침 새벽부터 돼지울음 소리가 들린다.

살기 위한 울부짖음이다.

옆동네가 오늘부터 피에스타라 집에서 기르던 돼지를...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피에스타만 되면 돼지들의 울음속에 생명이 사라지는 것이다.

피에스타를 위하여 집에서 돼지를 기르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새벽부터 들리는 울음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고기를 먹는 나로서도 힐 말은 아니지만 직접 이런 모습을 보고 듣는 것이 괴롭다.

아예 보지 않으면...그나마...

아직도 그 울부짖음이 내 가슴에 남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돼지의 명복을...

나는 가끔가다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도 이제는 비타민제 같은 영양제로 식사를 해결하는 그런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먹는 재미도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식사 대용 영양제.

영양이 알 하나로 함축된 그런 약(?).

쓸데없는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우리 리조트를 오시는 손님 중에도 통돼지 바베큐를 주문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이럴땐 나도 모르게 맛있는 음식을 더 해들릴테니 통돼지 바베큐는 주문하시지 말라고 말씀을 드린다.

그러면 손님들은 왜 그러냐고 물으신다.

그러면 나는 새벽까지 멀쩡하던 돼지가 우리의 주문으로 인하여 아침에 생명을 잃는다는 말씀을...

또 다른 그 누군가가 주문을 하여 그 돼지의 생명을 잃게 만들 수 있으나 적어도 우리만큼은...

고기를 먹고 좋아하는 나의 이중성인가?

아무튼 나는 그러고 싶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분명 나를 욕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이중인격자라고.

그래도 이런 소리를 겸허히 받아 드릴 수 있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

복잡한 마음이 든다.

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다른 모든 생명체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할까...

답을 구할 수 없는 물음이다.

여러 측면에서 나는 떳떳히 살지 못 하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이중성.

어렵다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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