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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7. 01. 10 화요일 (흐림)

2017.01.10 07:25

건우지기 조회 수:320

정신이 몽롱하다.

아직 날이 새기에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틀간  밤새 뒤척이며 지냈다.

사람이 살면서 걱정과 고민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정말 이제는 이러한 것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고 싶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은 항상 긴장과 걱정 그리고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늘 초등학교 때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그런 환경이었다.

지금까지 나의 생활은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었다.

그 누구와 같이 의논하고 고민을 함께 한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지금까지 잘 살아 온 것인지 아니면 헛되게 상라 온 것인지 내가 판단하기에는

무리이나 스스로 그렇게 남부끄럽게 살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남들보다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실력도 월등하지 못했으나 순수함은 잃지 않았다.

담배 한까치 입에 물은 적도 없었고 친구들이 권하는 술 한 잔 입에 대지 않았다.

군대애 가서고 마찬가지.

그러나 조금은 특별한 군대로 옮기서부터 동기생들과 선임들의 강요(?)와 회유

그리고 군대에 대한 자만과 오만, 자신감이 술에 대한 호기심을 발동시켜 정말

억지로(?) 술을 배우게 되었다.

나중엔 나에게 술에 대한 억압을 안겨준 동기와 선임들을 술싸움(?)으로 결국은

이겨낸 경험도 있다.

직장에서도 술이라면 당당히 나설 정도의 술꾼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필리핀에 진출하고는 거의 술을 먹지 않는다.

손님들이 주시는 술만 간혹 몇잔 마실 뿐이다.

스스로는 어지간해서 마신 기억이 별로 없다.

그저 속상해서 마음이 울적하여 가볍게 마신적은 있으나...

어제는 방에 불을 끄고 직원들이 볼까봐 아주 조용히 술을 마셨다.

아무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여기에는 없다.

나의 속상한 마음을 알아 줄 사람이 없다.

늘 혼자의 인생을 많이 보낸터라 외로움은 잊은지 오래다.

이곳에서 리조트를 만들고 운영하며 이러한 외로움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오직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도 했다.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책임을

확인하고 통감하는 서글프고 안타까운 시간이었다.

이틀동안 뒤척이며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은 그 답도 내가 찾아야 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아버지로서 자식에게 크게 내세울 것도 없어 자신감을 잃어 간다.

난 인간과의 갈등을 정말 혐오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고 시선을 피하는 그러한 갈등은

정말 미치도록 어렵고 싫어 한다.

그래서 혼자가 편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이 세상을 혼자 살 수 있단 말인가.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공동체에서 의무와 책임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산다는 것을 포기한다면 그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아프다.

그리고 괴롭다.

그리고 지친다.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이러한 갈등과 긴장에서...

나의 말을 진정 들어주는 나의 자식을 갖고 싶다.

아니 그럴 수가 없다면 자식이 없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이제 서서히 날이 새기에 오늘의 다이빙을 준비해야 한다.

손님께 죄송하지만 오늘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나의 공간에서 그저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다이빙을 내가 진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을.

그래 나가자.

나의 일이다 오직.

힘내자.

내가 좋아하는 다이빙을 할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몇년 남지 않은 아니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는...당장 내일 못할 수도...

그래서 열심히 하늘을 보고 바다를 쳐다 볼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바다로 나가자.

아직은 내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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