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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새벽 04시 15분 정확히 리조트에 도착했다.

1주일간의 한국방문을 마치고 리조트로 복귀한 것이다.

5개월만의 방문.

방문목적은 지독한 피부병이 생겨 치료차 간 것이다.

서너군데의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곰팡이성 백선증이라고 한다.

거의 매일 젖은 슈트를 입고 있고 몸을 잘 말리지 않아 곰팡이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 밸생한 것이라고.

필리핀에 진출하여 지금까지 스킨로션 그리고 썬크림을 발라 본 적이 없다.

그레서 자외선으로인한 피부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도 했다.

이제는 피부에 신경을 써서 약을 열심히 발라야 겠다.

귀찮아서 약도 잘 바르지 않았고...

이번에 한보따리 약을 처벙벋아 가지고 왔다.

약을 보니 배부른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곳은 약값이 너무 비싸다.

그리고 피부과 전문의도 없어 처방해 준 약을 믿을 수도 없다.

정말 비싼 돈을 주고 처방받은 연고를 15개나 사서 발라보았는데 전혀 효과가 없다.

스테로이드가 엄청 함유된 연고라고...

어쨌든 약만 보아도 기분이 좋다.

피부병이 없어지기를 고대한다.

1주일만에 복귀한 리조트의 모습을 보니 나무들이 더 한층 자란 것 같다.

비가 밤마다 자주 왔다고 한다.

물은 모든 것들의 생명수이다.

그리고 강지들도 많이 자랐다.

이제는 조금 높은 곳에서도 뛰기도 한다.

조금 더 크니 귀여움은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귀엽다.

한국에 있는 동안 많이 보고싶었는데.

아침에 두 시간 그리고 오후에 1시간 가량 잠을 잤다.

피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

한국에 있는 동안 집시람과 될 수 있으면 같이 있으려고 지인들과의 만남도

최소화했다.

낮에는 병원을 다니느라...

집사람도 아직 일을 하고 있기에 아침에 출근을 한다.

그래서 볼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퇴근 후 저녁시간이다.

함께 밥을 많이 먹었다.

아무리 밖에서 맛있는 밥을 먹어도 집에서 집사람이 해 준 밥이 최고다.

김치도 맛있고.

묵묵히 나를 따라주고 이해해 주는 집사람이 최고다.

그리고 늘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늘 마음으로 감사한다.

이제 다시 리조트에 복귀했으니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조금 쉬면서 일을 하라고 말씀들 해주신다.

그동안 너무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고 나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를 위한 투자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노쇠(?)한 초라한 모슴만 남았다.

이번에 병원을 다니며 많은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었고.

그러나 나는 천상 물을 좋아하는 다이버다.

죽는 날까지 물과 함께 할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날.

조금 전 매니저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었다.

월급을 받은 후 모든 직원이 나에게 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많이 주지도 못하는데...도리어 내가 미안하다.

매일 큰소리로 직원들에게 잔소리를 하는데...

월급날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면서 정말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미안한 마음도 든다.

나도 예전 24년이라는 기간동안 직장생활을 하였기에 월급날의 의미를 잘 안다.

지금은 월급날의 기쁨이 예전보다는 못하리라...

왜냐하면 예전엔 월급을 직접 수령하였기에 보너스가 있는 달은 두둑한 월급봉투를

만질 때가 그리고 집에 가서 직접 월급봉투를 가족에게 주는 기쁨이 상당했다.

지금은 은행통장으로 직접 입금이 되니 아무래도...

월급을 다른 직원보다 최고로 많이 받는 여직원에게 일부러 콜라가 먹고싶다고 하면서

하나 사 줄 수 있냐고 물으니 사 준다고 하며 냉장고에서 하나를 가지고 온다.

돈은 매니저에게 지불한다고.

그래서 더욱 고맙다.

작은 월급에서 콜라 하나 뺏어 먹었는데...다음에 더 맛있는 거 사줘야지.

내년엔 월급을 더 올려준다고 지난 달 회의사간에 공언을 했다.

그래서 꼭 지켜야 한다.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월급을 인상해 주었기에.

월급을 인상해주는 시기는 매년 초로 정해 놓았지만 될 수 있으면 빠르게 인상해 주고 싶기에

올려 주었다.

너무 즉흥적으로 올려주는 것 같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더 주는 기분...배려해주는 기분은 정말 좋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그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 마무리한다.

집사람과 함께한 시간이 벌써 그립다.

말은 안 하지만 같이 밥을 먹고 같이 TV를 보고 같이 걷고 한 시간들이 아쉽고 그립다.

그리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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