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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6. 08. 17 수요일 (아주 맑음)

2016.08.17 07:22

건우지기 조회 수:496

잠이 오지 않을 것으로 걱정되어 수면제 한 알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얼마를 잤을까?

잠을 자며 뒤척이는 까닥에 3개월 전에 다친 어깨가 아직도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고 수시로 잠에서 깬다.

어제도 그러했고 수면제를 먹었는데도 눈이 떠졌다.

정신도 몽롱하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보안등도 오늘따라 더 흐맀한 것 같다.

깜깜한 밤하늘엔 별들의 모습도 많지 않다.

간간히 반딧물들이 움직이고 모든 것이 조용하다.

강아지들도 깊은 잠에 빠졌는지 내가 옆에 가도 모를 지경이다.

수영장 의자에 덜썩 앉아 보았다.

그리곤 다시 일어나 다른 의자에...이러기를 몇 번 반복했는지 모른다.

왜 나는 늘 근심과 걱정을 안고 사는지...

마음이 심란하면 일을 잘 하지 못 한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할 수도 없다.

일을 해야 그나마 나아지기 때문이다.

능력도 없는 내가 혼자 리조트를 운영하는 것이 한계일까?

부족한 능력을 그냥 열심히 하는 것으로 만회해 보려고 했으나

이것은 무식한 생각일 수도 있으리라.

혼자 열심히 한다고 표가 나는 것도 아니고 큰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자신에 대한 만족밖에는...

그러나 그 만족은 이내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다가오는 것을.

자신에 대한 실망 그리고 부족함.

늘 의기소침해 하는 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어렸을 때 나는 장군이나 대통령이 되면 정말 잘 할 수있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을 잘 모르는 어렸을 때의 꿈이라 가능한 것이겠지.

철모르는 어렸을 때의 꿈은 무슨 꿈을 못꾸랴.

이 조그마한 리조트 하나 제대로 운영도 못 하는 주제에...지금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저 사람을 믿고 일을 하면 언젠가는 그들도 알아 주겠지라는 아주 순진한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그들은 마음 속에 또 다른 마음을 가지고 살았단 말인가.

세상엔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도 많으니.

태어 날 때는 모두 다 좋은 사람들 이었겠지.

환경이 그들을 악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사람에겐 살아가는 환경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늘 직원들에게 믿음을 주려고 노력한다.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고 보란 듯이 실천한다.

화를 낼 때는 아주 엄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공과 사를 구분하는 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편이기도 하다.

사람끼리 서로 부딪치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든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이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기에 서로 부딪치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나는 우리 직원들에게 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 직원들은 나이가 더 어려서 세상물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시골아이들이 대부분이라 아직은 순박한 편이다.

문제는 남자직원 중 한 명이 문제이다.

이 아이는 정말 정리대상 1순위이다.

정말 많은 기회를 줬는데 스스로 이 기회를 살리지 못 한다.

좋지 않은 일을 몇 번 저질렀다.

사는 것이 불쌍하여 야단치고 혼을 내지만 계속 기회를 주고 있다.

그렇게 내가 믿음을 주는데도 따라오질 못 한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밤하늘을 쳐다보다 날이 샜다.

많은 생각을 했지만 결론은 답이 없다.

아니 답을 찾지 못 했다.

그래서 힘이 든다.

정신적인 고통이 육체적으로도 힘들게 한다.

어제도 다이빙을 마치고 방에 들어 왔는데 몸이 쳐지며 피곤이 엄습하여

자리에 누워 낮잠을 잠시 잤다.

예전엔 없었던 일이다.

낮잠을 잔 것에 대한 기억이 정말 많지 않다.

자는 시간 조차도 아까워 했다.

인생에서 자는 시간이 정말 아깝다.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그저 생각없이 무식하게 일만 했다.

이렇게 무식하게 일하는 것이 한국인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직원들에게.

정말 지혜롭지 못 한 것일까?

오늘도 난 이들과 부딪치며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근엄함보다는 뭔가 부족해 보이는 미소로 시작해야 겠지.

오늘도 이들을 믿으려 한다.

나의 직원들이고 현재는 나의 식구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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