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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6. 08. 20 토요일 (아주 맑음)

2016.08.20 18:33

건우지기 조회 수:487

정말 미칠 것 같은 마음이다.

오늘 새벽 4시 10분쯤 자리에서 일어나 리조트 한 바퀴를 둘러보는데 이상하게

한 구석에서 빨깐 불빛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전선이 타고있는 것이었다.

급한대로 매니저를 불러 전기를 차단하고 새벽에 전기 기술자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오늘이 토요일인데다 동네 피에스타라고 바쁘다고 한다.

새벽 일찍 발견하지 못 했으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도 상황이었다.

정말 우리만 급한 것인지 그들은 그저 옆동네 일이다.

피에스타라 그저 즐길 일만 있을 뿐이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쉬고 월요일 날 와서 점검하겠단다.

정말 급한데...

냉장고에 있는 음식재료는 다 어떡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기술자도 찾으러 다니고 그리고 손님 한 분의 다이빙도

가이드해 드려야 했다.

새벽부터 2회의 다이빙으로 마무리했다.

다이빙 후 다시 전기에 대한 걱정으로 이곳 저곳을 알아보는데

갑자기 건너편 네그로스섬에 먹구름이 생기며 비가 쏟아지더니 그 영향권이

리조트까지 번져 거의 돌풍수준으로 바람이 불며 파도가 아주 높게 일렁였다.

난 보트맨들에게 스피드 보트와 방카보트를 확인하라고 했더니 벌써 방카보트는

브이즐이 끊겨 배가 표류하고 있는 긴급상횡이었다.

급박하게 스피드보트를 가동시켜 선장을 배에 탑승시키고 스피드보트로 배를 끌고가

릴로안에 배를 묶었다.

천만다행이다.

밤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정말 배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난감했을 것이다.

저번엔 새벽에 배가 분실되어 수밀론섬과 스퀴홀섬 중간에서 배를 찾은 적도 있다.

이곳은 조류가 강하여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항상 긴장해야 한다.

오늘 하루에 이렇게 큰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했다.

배는 다행히 잘 처리했지만 전기는 월요일이나 되서야 문제를 찾고 재료를 구매하여

수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월요일 오겠다고 약속은 하고 갔는데 월요일이 돼봐야 안다.

리조트에 도착해야 확실히 온 것이다.

워낙 약속을 잘 어기는 이들이기에 불안하다.

다음 주 손님이 오시는데...

그리고 당장 냉장고에 있는 음식재료는 어쩐단 말인가...

발전기를 돌려 방과 주방에만 불을 밝혀야 한다.

전력사용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내일은 어떡하지.

전기재료상이 가게문을 닫아 재료도 살 수 없다.

오늘 오후 3시 한 분의 손님이 한국으로 가시기 위해 출발하셨다.

세부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시고 가실 것이라고 좀 일찍 출발하셨다.

처음 오신 여자손님이신데 10월에 또 친구분과 같이 오시겠다고 약속을 하시고 가셨다.

무사히 댁까지 잘 도착하시길 기원한다.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다.

내일 또 또다른 방법을 찾아서 해야 겠지.

오늘은 큰이모를 장지에 모시는 날이다.

영면하시는 날이다.

분명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다.

오늘은 분명 슬픈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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