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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6. 01. 03 일요일 (아주 맑음)

2016.01.03 17:13

건우지기 조회 수:506

필리핀의 모든 항구와 버스 터미널이 수많은 인파로 북적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부터 오늘까지 긴 연휴를 고향과 집을 찾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내일부터 시작되는 직장과 학교를 찾아 복귀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직원들을 하루 휴가를 보내고 혼자 리조트에 남아 있습니다.

유일한 벗인 강아지들과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적막함이 감싸도는 리조트에 혼자 남아 이것 저것 일도 해보고 하지만

왠지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하군요.

이러한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밖에 나가 수영장 청소도 해보고 마당도 쓸고

걸레질도 하며 땀을 흘리며 일을 해 보지만...

이상하게 머리가 무겁고 눈이 침침해지며 머리가 아픕니다.

머리도 뜨겁네요.

방에 들어 와 에어컨을 켜고 누웠지만 나아지질 않습니다.

그 동안 체력이 많이 약해졌나 봅니다.

저에게는 무엇보다도 건강이 소중한데.

혼자 리조트를 운영하기에 걱정이 앞섭니다.

그 동안 쉬지않고 달려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몸이 부서지는 그 순간까지도 손님들을 직접 모셔야 하는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저를 필요로 하시지 않는 분도 계실 것이고,  필요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손님들께서 "강사님과 같이 다이빙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실 때

가장 마음이 좋습니다.

1979년부터 다이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세월이 흘렀군요.

칠흙같은 어둠의 바다에서 그 것도 섬 하나 보이지 않는 공해 상의 어두운 바다 속에서

무척 공포에 떤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동안 바다를 무서워 했고 그 공포를 극복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과 도전

그리고 제 마음을 스스로 다져야 했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지금 저는 이 자리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필리핀의 조그마한 구석에서 촌로로 변모하고 있지만 제 힘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저는 이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강아지들도 리조트에 저 혼자만 있는 것을 아는지 더 제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강아지들도 외롭겠지요.

오늘따라 더 안쓰럽습니다.

저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 가는 지...

저들도 행복을 느낄까요?

측은한 마음에 밖으로 나가 놀아주어야 겠습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정말 바다가 좋습니다.

손님이 계시지 않아서 일까요?

무정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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