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부모님 제사를 지내고 직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쳤다.

매니저가 준비한 제삿상은 비록 조촐했으나 정성은 듬뿍했다.

늘 제삿상과 차례상을 만들어 주는 매니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필리핀 사람이 이런 상차림을 준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묵묵히 준비하는 모습에서 정말 친딸같은 마음을 느낀다.

친딸 이상으로 생각하고 가족처럼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먼 이국땅에서 제사와 차례를 모시는 것이 돌아가신 부모님께

늘 죄짓는 마음으로 살고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기에...

그래서 오늘도 마음은 무겁고 속상하다.

제삿상에 올린 소주를 마셨다.

직원들도 같이 나누어 마셨다.

오랜만에 술 한 잔이 몸에 들어가니 그리운 가족과 한국땅이 그리워 진다.

갈려고 해도 갈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

오늘 수영장 보수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내일 간단한 작업만 끝내면 끝이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누수가 되는 것을 잘 마무리 한 것 같다.

물론 물을 채워봐야 더 확실하겠지만.

물을 채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많은 시일이 필요하고 현재로서는 임시적으로

문을 닫아 손님도 모실 수 없는 상황이라 물을 채워 확인하기가 고민스럽다.

작은 두 개의 수영장도 저번에 수리를 했기에 물을 채워 확인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물을 채우고 있지 않다.

한꺼번에 수돗세가 많이 나오기에 고민된다.

비라도 며칠 폭우가 쏟아져 어느 정도 물을 채워주면 좋으련만...

하루이틀 쏟아져도 바닥정도만 약간 채워질 정도이다.

생각보다 엄청난 양의 물이 소요된다.

어찌되었든 작업이 잘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오늘 방카보트를 해안에 올리는 것은 당분간 보류시키고 새로 만든 스피드 보트만

진수시켰다.

40마력 엔진이 배에 비하여 약하여 빠른 속도는 내질 못했다.

그래도 시운전을 잘 마쳤고 배도 잘 만들어져 오늘 하루 보람있는 하루가 되었다.

방카보트는 지금 필리핀 동남쪽 먼바다에 태풍이 만들어 지고 있어 이번 주말 필리핀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어 해안으로 올리는 것을 보류시킨 것이다.

해안보다는 바다에 떠있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태풍이 대형태풍으로 발전하지 않기를 기원하고 필리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기를

아울러 기원한다.

태풍전야라서 그런지 오늘 바다는 호수였다.

배를 묶을 부이를 수리하느라 3일 연속 다이빙을 했다.

오랜만에 작업을 하는 다이빙이라서 그런지 몸이 많이 피곤하다.

몸도 많이 약해 진 듯하다.

이런 몸으로 앞으로 어떻게 가이드를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약해지면 안 되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