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흐린데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어제 저녁에도 밤하늘에 별 하나 보이지 않았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잠을 자며 비가 오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태풍이 세부섬에 근접한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 이상하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메마른 태풍인가?

오늘 새벽 2시 30분부터 배의 이상여부를 확인하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

바람이 불며 파도도 생겼지만 생각만큼의 큰 파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스피드 보트에 꽤 많은 물이 차서 새벽에 남자직원을 불러 물을 퍼내고

조금 파도가 덜한 곳으로 스피드 보트를 이동시켰다.

하루 종일 긴장을 하며 일을 했고 몸은 피곤했으나 방에 들어가 잘 수는 없었다.

배를 주시하며 밖에서 계속 청소를 했다.

거센 바람으로 인하여 리조트내 모든 꽃들이 떨어졌고 나뭇잎들도 무수히 떨어졌다.

빗자루로 쓸고 쓸어도 끝나지 않았고 윗층은 손도 대지 못했다.

윗층에 꽃나무들이 더많아 내일은 윗층 청소에 주력을 해야한다.

붉은 꽃들이 윗층 바닥 전체를 덮고 있다.

내일도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아주 다행히 세부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고 필리핀 동쪽 해상을 따라 북상하고 있는 중이다.

마닐라가 있는 루손섬으로 방향을 바꿀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바다를 따라 가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필리핀 동쪽 해상과 인접한 섬들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큰 피해가 없기를...

오늘과 내일까지 이곳 타운의 피에스타이다.

집집마다 타지에 있는 가족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다.

봉쇄조치로 오지 못한 가족들도 많을 것이고.

그래도 피에스타라고 음악소리도 들리고 사람소리도 많이 들린다.

피에스타인 오늘도 하루 종일 일을 했다.

오전 4시 50분 방문 밖으로 나와 저녁 7시에 방으로 들어 와 샤워 후 침대에 피곤한 몸을

뉘였다.

오늘은 식사 후 양치질도 제 때에 못하고 저녁식사 후 약 10분 간 양치질을 한꺼번에 했다.

오늘 밤도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하겠지만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기면 될 것 같다.

오늘 저녁이 고비다.

일단 지친 몸을 침대에 눕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