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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3. 01. 22 일요일 (비)

2023.01.22 20:04

건우지기 조회 수:95

사방이 잘 보이질 않는다.

쓸데없는(?) 비가 내린다.

1월달 이미 많은 비가 내렸고 맑았던 날이 며칠간 이었던지 기억조차 없다.

어제부터 비가 내린다.

설날인 오늘 우리는 아포섬을 향한다.

1월 1일도 아포섬을 다녀왔고 공교롭게도 오늘도 의미있는 아포섬 일정이다.

장장 20일 가까이 배수리를 했다.

10일간 손님의 예약을 받지 않으며 배수리에 들어갔고 10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더 10일이 더 걸렸다.

세부에서 그리고 일로일로에서 부품을 구하여 조달했다.

애간장을 태우면서 말이다.

배수리 후 처음으로 운항을 하는 것이고 그것도 장거리인 아포섬을 향한다.

그래서 더욱 긴장된다.

불안한 마음을 억제하며 이곳저곳을 살펴보지만 아는 것이 없으니 답답하다.

터보챠저, 인젝션펌프, 실린더 라이너, 알티네이터 등등 주요부품을 새것으로 거의 구해서 교환했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제발 오늘 우리 배가 속썩히지 않기를...

2021. 12.16 태풍으로 배를 잃고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배를 건조했고 10개월간 각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이 지금의 배인데 너무 나를 속상하게 만든다.

얼마나 더 마음고생을 해야 하나.

직원들은 지금이라도 염소를 잡아 염소의 피를 배에 뿌리는 의식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살아있는 염소의 생명을 뺏아야 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용납이 안 돼 직원들에게 헛소리하지 말라고 거부했다.

우리의 정성이라면 하늘도 알아주시라 믿는다.

아직 우리의 정성이 부족한 것이리라.

남탓하지 말자.

내 스스로 자책하자.

부디 오늘 하루를 잘 견디자.

설날인 오늘만이라도 잠시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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