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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2. 03. 29 화요일 (아주 맑음)

2022.03.29 17:03

건우지기 조회 수:118

숨이 막힌다.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밖의 기온이 무섭다.

바다에서 반사되어 오는 햇빛이 레이저를 쏘듯 나의 방까지 침투한다.

오전 오션테라스 사장님이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식사로 냉면을

함께 드시고 가셨다.

발가락이 많이 불편하시고 그동안 발가락 염증으로 인하여 불편하셨다고.

여기서는 많이 아프면 절대 안 되는 데.

몸을 잘 추스르시길.

오전 5시 15분쯤 제주도에서 오신 최 트레이너님과 강사님이 세부로 출발하셨다.

내일 저녁 한국으로 다시 가시기 위해 세부로 일찍 나가셔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시기 위해

하루 전 리조트에서 떠나신 것이다.

언제쯤 이런 불편이 없어질까.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났는 데...

두 분만 계셔도 리조트가 꼭찬 듯한 기분이었는 데 두 분이 떠난 지금은 무척 허전하다.

공허하다.

오시기 전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것을 도와주셨던 분인데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보내드린 것이

아쉽고 죄송하다.

이번에 오시면 그동안의 신세를 갚아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를 주지 않으셨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시지 않기 위해 성심을 다하셨다.

모든 것 하나하나 신세를 지지 않기 위해 모든 계산을 다하셨다.

밀고 싸워보았으나 헛수고.

가실 때도 도리어 많은 돈을 주셨고 직원들의 팁까지도 상상 이상을 주셨다.

실컷 도움을 받고 신세도 갚지 못한 나의 꼴이 되었다.

부끄럽다.

무엇하나 제대로 해 드리지 못했다.

가시면서 모든 것이 완벽했고 좋았고 고맙다고 하셨는데 나는 그것을 동의해 드릴 수 없다.

그저 죄송하고 죄송할 따름이다.

지금의 시간은 너무나도 허전하고 아쉽다.

먹먹하다.

2년 간의 코로나 상황에서도 이런 기분이 잘 들지 않았는데.

정말 2년 간 아무도 찾지 않은 리조트였는 데.

텅빈 리조트였는 데.

좋은 분들과 가까이 살고 싶다.

이제 혼자는 외롭고 싫다.

감정을 잃고 웃음을 잃고 말을 잃었다.

산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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