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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4. 01. 01 월요일 (맑음)

2024.01.01 20:32

건우지기 조회 수:77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 2023년 마지막 달력 한 장이 뜯어지고

새로운 달력 하나가 대신 자리를 잡았다.

또 1년간 먼지를 뒤집어 쓰며 때가 되면 한 장 한 장씩 뜯겨저 나가겠지.

되돌아보면 어찌 이리도 한 해가 빨리도 가는 지...

새 해가 될 때마다 마음을 비우려는 각오를 다지지만...

늘 같은 일이 반복된다.

사실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어제와 비슷한 그런 날이지만 인간이기에

새로운 기대를 하며 기념해 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인가 보다.

매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특별한 감정을 가지기 않기 위해 노력했고

그냥 무덤덤하게 보내려고 잠이 오지 않음에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다.

어제는 직원들이 조촐하게나마 기념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싶어 두마게티에 나가

장을 보았고 과일이나 피자 등 몇가지를 준비하여 직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자리를 비켜주기 위해 자리를 뜨는데 따로 식사자리를 만들어 드린 손님이 우리 자리로 오셔서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달라고 요청하셔서 손님이 계신 자리로 가서 와인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 해를 맞이하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정말 오랜만에 한국말도 많이 해봤고 나의 이야기도 열심히 했고 손님들께서는 나의 말을

경청해 주셨다.

정말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동네 그리고 건너편 섬에서 터트리는 폭죽과 불꽃놀이를 보며 오전 1시 가까이 되어 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

오늘 4시 30분쯤 자리에서 일어나 어느 때와 다름없이 리조트를 한 번 둘러보고 공기통 충전을 했다.

오늘의 다이빙 준비를 마치고 매니저가 준비한 차례상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모든 직원들과 함께 절을 하고 음식을 같이 나누어 먹었고 곧바로 12월 월급과 보너스를 

지급했고 일부 손님들이 주신 팁을 나누어 주었다.

보너스를 일부러 미리 나누어 주지 않고 월급과 함께 지급을 했다.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직원들에게는 두둑한 봉투의 맛을 즐겨(?)보라고 의도한 것이다.

좋아하는 직원들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고 나도 고생했고 직원들도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2023년은 영업적으로 우수한 실적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잘 버틴 한 해였다.

코로나 시국에서 거의 벗어난 2023년 이었기에 기대도 많았지만...

2021년 12월 16일 태풍으로 인하여 배를 포함한 많은 것을 잃었을 때 아픔과 슬픔도 많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도움도 있었고 직원들의 헌신으로 일어 설 수 있는 해이기도 했다.

2024년은 앞으로 또 어떠한 일들이 일어 날 지 모르겠으나 그저 모든 것이 순탄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의 욕심일 수도 있으나 정말 정말 순탄하기를...

지난 한 해도 우리 리조트를 방문해 주신 분들 그리고 늘 염려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특별한 이벤트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그저 시골마을에 있는 하나의 리조트인 건우다이브.

바다와 45년간 일생을 거의 함께 하고 있는 필리핀 시골마을의 촌노가 있는 곳.

바다에 대한 열망과 셀레임만이 있는 곳.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 운영하는 곳.

그 이름 "건우다이브리조트".

영원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이 없겠지.

그저 마음속에만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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