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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4. 01. 06 토요일 (아주 맑음)

2024.01.06 21:53

건우지기 조회 수:85

기대감으로 간 아포섬.

무사히 다이빙을 마치고 오는 길에 아침에 그렇게 잘 가던 배가

멈추어 버렸다.

다윈을 지나고 바콩을 접어들면서 엔진이 과열되며 엔진이 멈춘 것인데

엔진오일도 얼마 전에 교환했고 직원들이 수시로(?) 엔진오일을 보충했다고 하는 데

그리고  냉각수도 있는 데 이유를 모르게...

그래서 손님들을 가까이 있는 해안마을로 배를 이용하여 옮겨들였다.

지나가는 배들도 보이지 않고 할 수 없이 직원을 해안 가까이 있는 마을로 가서 배를

빌려오라고 하였고 다행히 배를 빌릴 수 있어 일단 손님들을 해안으로 모신 것이다.

우리 배를 끌고 갈 배를 릴로안에서 불러 배에 직원들만 남겨 뒷처리를 부탁하고

나는 하선하여 손님들을 리조트로 모셨다.

배를 내린 후 큰길로 나와 지프니를 타고 두마게티 시내를 지나 시불란항까지 온 후

오후 4시 여객선을 이용하여 릴로안으로 온 후 다시 트리이시클 3대를 이용하여

리조트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손님들께 고생을 드려 죄송했고 손님들은 여행을 와서 좋은 추억이라고 말씀하시는 데

나는 창피하고 죄송했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배에 문제만 발생하면 애간장이 녹는다.

그래서 다시 큰일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시 새엔진을 구입하는 것.

다시 아주 큰 목돈이 소요되게 생겼다.

이일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코로나 전보다 손님이 많지 않아 수입이 훨씬 작아져 고민이다.

결코 작은 돈이 아니기에...

견적을 받으니 육천만 원 정도 돈이 소요될 것이다.

정말 오늘 일을 처리(?)하며 기운이 빠져 다른 일을 할 기분이 아니었다.

이렇게 오늘의 일기도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기에...

그리고 릴로안항에 도착하여 손님들을 리조트로 모시기 위해 트라이시클을 부르고

있는데 저 멀리 내 눈에 강아지 사체가 들어왔다.

아무리 보아도 강아지가 틀림없었다.

나는 급하게 길가에 있는 가게에서 포대를 구하여 트라이시클을 탔고 트라이시클을

잠시 정차시키고 강아지를 살펴보았는데 입기에 피가 흘렀고 사고를 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체온이 있었고 몸도 굳지 않았다.

급하게 심장 맛사지도 해 보고 입으로 한 번 인공호흡도 해 보았으나...

다른 사람들의 쳐다보고 하기에 포대에 강아지를 넣고 트라이시클에서도 계속 심장맛사지를

했는데...

리조트에 도착하여 삽을 준비하여 땅을 파고 직원에게 수건과 강아지 사료를 봉지에 조금 담아

가지고 오라고 하고 다시 수건에 싼 강아지를 맛사지를 해 보았으나 매니저도 직원도 이미

죽었다고 하여 감지 못하고 눈을 여러 번에 걸쳐 눈을 감겨주었다.

수건으로 싸서 사료를 가슴에 안겨주고 안장한 후 수건위에 담아 온 포대를 다시 덮어 준 후

모래를 담아 와 모래로 몸이 아프지 않게 묻어주었다.

나무밑에 묻어주고 그 표식으로 납작한 돌을 땅위에 올려주었다.

하늘을 보고 잠시 눈물을 흘렸고 기도를 한 후 방으로 들어왔다.

부디 좋은 곳에서 그런 사고를 당하지 말고 행복하기를...

며칠 전 이 도로를 지나며 세 마리의 아기 강아지들이 길가에 있는 것을 보고 저 놈들 위험한데

곧 사고를 당할 것 같은 걱정을 했는데 그 걱정이 햔실이 되어 버렸다.

나의 걱정으로 인하여 그렇게 된 것은 아닌 지 정말 미안하다.

더 이상 다른 차에 깔리지 못하게 리조트로 데리고 와 묻어 준 것이다.

왜 필리핀 사람들은 최소한의 온정도 베풀지 않는 지 모르겠다.

그 어린 것이 치여 길가에 죽어 있는데.

골목길이 좁아 그 누구가 생각해도 버스바퀴에 다시 깔릴 것이 뻔한데 최소한 도로옆으로도

옮겨주지 않는지.

이러한 장면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

정말 그동안 수없이 봤다.

강아지를 치고도 뒤로 돌아보지 않고 간다.

구호조치(?)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 아파하고 미안해 하고 잠시 내려서 살펴보기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 지...

그것이 양심을 가진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가 아닌 지...

오늘 밤 이 강아지를 생각하며 지금도 마음이 아려온다.

나무옆에 묻혀 있는 강아지는 어떠할까?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

마음이 아파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내일의 다이빙도 준비하지 않았다.

늦게 도착한 직원들이 장비를 정리하는 데 같이 도와 줄 수가 없었다.

마음이 저곳에 가있어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곳을 지날 때 그리고 수시로 그곳에 가서 강아지의 행복을 빌것이다.

그리고 내가 대신 사죄할 것이다.

아프고 쓰리고 아프다.

이름도 분명 너는 없을 것이다.

주인없이 불행하게 길가 어느 곳에서 태어나 아주 짧은 생을 마감했다.

너의 이름을 내가 만들 것이다.

그레서 내가 그곳에 갈 때마다 너의 이름을 부르며 아파 할 것이다.

너의 이름은 "천사"로 지었다.

천사야! 부디 부디 좋은 곳으로 가렴.

천사야! 내가 대신 많이 울어줄께.

너는 울지말고 아파하지 말고 좋은 별이 되어 행복하게 하늘에서 천사처럼 살으렴.

이름도 없이 한 번도 너의 이름을 불러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 갈거리 떠돌이 강아지인 너의

운명이 안쓰럽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파 미칠 것 같다.

내가 이글을 쓰며 소리죽여 목놓아 울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너는 이미 이세상에 없는 걸.

정말 나의 꿈은 너같은 운명의 이름없는 길거리 천사들을 돌보아 주는 장소를 만들고

너희들이 그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이다.

정말 나의 마지막 꿈이다.

아직은 나의 힘이 거기에 미치지 못해 그저 지금은 꿈으로만 가지고 있다.

정말 꼭 만들고 싶다.

정말 정말이다.

아! 마음의 방황이 이어진다.

콧물을 닦으며 이만 마치려 한다.

부디 부디...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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