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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23. 08. 17 목요일 (아주 맑음)

2023.08.17 14:33

건우지기 조회 수:83

오전의 흐린 날씨가 오후에 접어들며 뜨거운 햇살로 바뀌었다.

그래도 이렇게 어제와 다르게 화창하니 마음도 좋다.

물론 무더위는 각오해야 하지만 이렇게 하늘이 반짝이는 날이 좋다.

가끔가다 비가 내려주는 날이 있으면 더 좋고.

바다는 어제보다 수위가 높아져 고고히 흐른다.

파도는 없다.

조류의 거센 물결만이 있을 뿐.

오늘도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일에 열중이다.

두 명의 남자직원은 배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릴로안 지역 해변 가까이 배를 옮겨 작업을 하기에 볼 수가 없다.

여직원들은 대대적인 물청소.

그리고 일부 여직원은 나의 방과 테라스를 대청소 중이다.

나도 함께 걸레질을 해 본다.

그리고 방정리를 해 본다.

그리곤 또 바다를 쳐다보게 된다.

매일 보는 바다인데...

어제와 별다름 없는 바다인데도...

마침 흘러간 팝송이 더 한층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준다.

내용도 모르고 조금씩 흥얼거리던 익숙한 노래들이다.

오늘도 나는 아침 일찍 나도 모르게 컴퓨터앞에 앉아 필리핀 섬들을 지도로 살펴보았다.

이곳에서 거리 그리고 가는 경로 그리고 아름다운 섬인지도...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있다.

떠나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리라.

떠나자니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아는 지인들이 외국의 어느 곳에서 다이빙 하는 소식을 접하면 마음이 심란해 진다.

정말 부러운 것은 말을 할 수도 없다.

더 늙기 전에 가야 한다는 것은 확실한데.

아니면 지금도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다.

늘 바다는 나에게 설레임을 주는 대상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바다에 있는 것일 수도.

아무 것도 없는 바다도 나에게는 늘 설레이는 마음을 준다.

바다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다.

아무리 바다에 많이 살았다고 해도 바다는 늘 움직이기에 알 수가 없다.

셀레임과 함께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기에 늘 함께 하고픈 싶은 마음이 강렬하다.

나는 바다에 당당히 맞서는 것이 아니라 동화되어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거기엔 셀레임이 있다.

진정 바다와 내가 하나가 되었을 때 바다가 어떤 상태이든 거기엔 나의 마음이 있는 것이다.

또 바다를 바라다 본다.

바다를 향하는 날 나는 다시 미소를 지을 것이다.

지금은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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