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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로안 일기

2016. 12. 31 토요일 (아주 맑음)

2016.12.31 21:22

건우지기 조회 수:411

늘 하루 하루가 역사적인 날이지만 그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31일은 누구나

의미있는 역사적인 날일 것이다.

오늘 두마게티에 나가 내일 차례를 지낼 재료들을 사가지고 왔다.

생선가게는 생선이 없었다.

3일정도 바다상태가 극히 불량하여 어선들이 조업에 나서지 않았고

신년을 맞이하는 날이 다가오니 다들 조업을 포기하고 신년맞이 준비를 하기 때문이리라.

간신히 차례상에 올릴 크기의 생선 한 마리를 발견하고 평소에 두 배가 넘는 가격으로

사가지고 왔다.

평소같으면 거세게 비싸다고 외쳤을텐데 오늘은 차례상에 올릴 것이라 순순히 지불했다.

기분좋게 사가지고 온 것이다.

두마게티 시내가 온통 사람들로 인산인해.

신년을 맞이하며 가족들과 함께 할 음식과 선물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과일가게가 북적댔다.

거의 중국에서 들여 온 사과, 오렌지가 좌판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폭죽과 나팔을 파는 상인들도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밤새 폭죽과 나팔을 불며

내일을 맞이 할 것이다.

올 해를 마감하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개인의 자유이나 필리핀은 폭죽을 터트리고

나팔을 불며 아주 시끄럽게(?) 마감하고 신년을 맞이한다.

이 나라 국민의 문화이니 내가 뭐러고 할 것은 아니지만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조용히 뒤를 돌아다 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그저 들뜬 분위기에서 올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것은...

오늘 이 시간만큼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가족들도 그려보고 아쉽고 부족했던 부분들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혹시 남에게 아픈 상처를 주지는 않았나 돌이켜 본다.

그리고 그리운 나의 가족들의 안녕과 직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도 안녕을 빌어 본다.

마지막으로 리조트의 발전과 안전한 다이빙 그리고 손님들의 건강과 행운도 함께 기원한다.

커튼도 닫고 방문도 닫고 책상에 앉아 조용히 기원하며 오늘을 마감하리라.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늘의 마지막 시간을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들과 함께 하리라.

빛나는 저 별처럼 대한민국도 찬란한 빛이 도는 그러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라면서...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오늘도 어제처럼 성난 파도가 바다를 덮고 있다.

내일만큼은 아니 제발 내일 하루만이라도 평화로운 바다가 보고싶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일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늘 행운과 행복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많이 부족한 저희 리조트를 좋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큰 절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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